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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펄펄 끓는다”…여주, 36도 무더위 속 일상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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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펄펄 끓는다”…여주, 36도 무더위 속 일상도 달라졌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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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기세가 여주를 집어삼켰다. 요즘 여주에서는 정오만 되면 거리가 조용해진다. 사람들이 집 안이나 그늘, 냉방이 되는 곳을 찾는 탓이다. 예전엔 30도를 넘어도 “그래도 견딜 만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36도를 찍는 숫자만큼 체감하는 더위도 새롭다. 도시의 풍경은 변했고, 무더위 속에서 살아가는 일상도 달라지고 있다.

 

9일 여주의 낮 최고 기온은 36도까지 올랐다. 이 뜨거운 날씨는 하루 이틀 새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아침 최저 기온도 21도에 그칠 뿐, 해가 뜨면 곧장 기온이 치솟는다. 습도는 3% 수준에 머물러 유난히 건조했고, 하늘은 맑았다. 거리마다 냉방기 가동을 알리는 실외기 소음과 차가운 커피잔을 든 손길이 늘었다. 낮에 외출한 김지민(35) 씨는 “걸어 다니다가 머리가 핑 도는 느낌에 급하게 실내로 들어온 적 있다”고 고백했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이런 변화는 예보에서도 확인된다. 앞으로도 여주는 12일까지 낮 최고 36도, 이튿날 이후에도 35도의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 소식까지 뚜렷하지 않아, 적어도 한 주 넘게 햇볕과의 사투가 계속될 예정이다. 13일부터는 구름이 약간 드리워지며 기온이 다소 주춤하고, 14일께부터 뇌우와 소나기 예고에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고온 현상에선 작은 실수도 온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차량 내 체류나 낮 시간 야외 활동 시, 수분 섭취나 외출 자제가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SNS, 카페 등에는 “오전에도 밖에 나가기 두렵다”, “에어컨 없으면 일상이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무심코 챙긴 양산과 얼음물, 차가운 팩. 요즘 여주의 일상풍경은 그만큼 달라졌다. 잠시라도 시원한 공간을 찾고, 아이스크림 판매점에는 줄이 길어진다. 이 무더위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엔 건강도, 작은 휴식도 중요함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이번 주 여주에서는 ‘더위를 견디는 방법’ 자체가 삶의 화두가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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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폭염#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