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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입법 시기 엇갈려”…이재명 대통령 ‘완성도’ 강조, 정청래 대표 ‘추석 전’ 속도전
정치

“검찰개혁 입법 시기 엇갈려”…이재명 대통령 ‘완성도’ 강조, 정청래 대표 ‘추석 전’ 속도전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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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입법 시기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민주당 내부에서 입장 차가 드러나고 있다.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목표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추석 이전 입법 완료와 연내 처리 등 구체적 일정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20일 “국민이 볼 때 졸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꼼꼼히 가는 것이 좋다”(김민석 국무총리), “검찰개혁은 한 번에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 생각”(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밝히며 ‘속도 조절’ 기조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의 큰 틀은 추석 전까지 마련하자”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는 법무부 정성호 장관에게 “민감하고 핵심적인 쟁점 사안의 경우 국민께 충분히 그 내용을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검찰개혁 입법에 있어 졸속 처리를 경계하고 제도적 완성도를 높이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사 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충분한 여론 수렴과 기관 간 역할 분담 논의가 중요하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직후 “추석 밥상에 ‘검찰청 폐지’ 뉴스를 들려드리겠다”고 공언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개혁 속도전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신속한 입법을 통한 개혁 완수의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적 메시지일 뿐 실제 입법 완료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냐”고 밝혔다. 이 같은 견해에 대해 민주당 문대림 대변인은 “정 대표는 ‘추석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나갈 것이라는 의지”라고 즉각 반박했다.

 

민주당 내 검찰개혁특위 단장 민형배 의원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 “가능하면 다음 주까지 초안 마련을 목표로 논의 중이며, 이미 첫 번째 초안이 나왔다”고 알렸다. 그는 “속도 조절 요청은 어디서도 없었고, 정 대표가 약속한 시간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시각 차가 본격 부상하며, 추석 전 입법 완료와 연내 마련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졸속 입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각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이날 국회는 검찰개혁 입법 시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으며, 민주당 지도부 내 엇갈린 메시지가 정국 내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은 ‘개혁 완수’와 ‘민생 안정’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앞으로도 뜨거운 논쟁과 실무 조율이 계속될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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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청래#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