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수뇌부 4성 장군 전원 교체”…이재명 정부, 강도 높은 인적쇄신 단행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심판 등 대형 정국을 거치며 보직에 유임됐던 현역 4성 장군 7명이 이재명 정부의 첫 대장급 인사로 모두 교체됐다. 군 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청와대 간 인사권 행사가 팽팽히 맞물리면서, 이번에도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약 3개월 만에 대장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12·3 비상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수뇌부로 있던 4성 장군 7명 전원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후임에는 현역 3성 장군 7명이 진급과 동시에 군 지휘부를 새롭게 맡는다. 정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그동안 미뤄졌던 고강도 인적 쇄신과 군 조직의 조기 안정화 필요성을 함께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 합참의장엔 진영승 전략사령관(공군 중장), 육군참모총장엔 김규하 미사일전략사령관(육군 중장), 해군참모총장엔 강동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 공군참모총장엔 손석락 공군 교육사령관(공군 중장)이 각각 내정됐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성민(육군 중장), 지상작전사령관 주성운(육군 중장), 제2작전사령관 김호복(육군 중장)까지 대장 직위를 모두 새 인물로 채우게 됐다.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인사는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3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전면 개편된 셈이다. 임기는 2년이다.
국방부는 "대장급 전원 교체를 통한 인적 쇄신과 조기 안정화"가 취지라고 밝혔다. 실제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 역할을 했던 박안수 육군총장은 현직에서 재판 중이고, 다른 참모급 4성 장군들도 직접적 관여는 없었으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군 당국과 대통령실은 대장 전원 교체로 내부 개편을 마무리하고, 이어지는 후속 인사도 빠르게 단행할 계획이다.
진영승 합참의장 내정자는 전략사령관, 전략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거친 합동작전 및 전력 전문가다. 김규하 육군총장 내정자 역시 미사일전략, 지상작전 등 정책·야전 모두 경험한 국방전략통으로 꼽힌다. 해군총장 강동길, 공군총장 손석락 내정자 역시 각 분야의 전문가로 요직을 섭렵했다.
합참의장 인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며, 나머지 6명은 2일 국무회의 의결 절차만 남았다. 다만 박안수 현 육군총장이 기소휴직 중이라 김규하 내정자가 직무대리를 맡고, 박 총장 전역 이후에 정식 취임한다. 임명된 7명 가운데 육군사관학교 출신은 3명, 공사·해사 출신은 각각 2명과 1명으로, 사관학교 외 출신으로는 김호복 2작전사령관이 유일하다. 지역별로는 경남 2명, 부산 1명, 경북 1명, 서울·강원·충남 각 1명으로, 경상권 비중이 압도적이며 호남 출신 대장은 없었다. 이는 2년 전과 같은 분포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사가 최장기 유임됐던 비상계엄 수뇌부를 전면 정비한 점, 그리고 승진 인사의 기수 저하와 지역안배 미실현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조직 안정화 신호탄인 동시에, 탄핵·비상계엄 정국에 대한 단호한 정리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대장급 이하 후속 인사도 최대한 조기에 실시할 것”이라며 추가 조직개편 신호를 내비쳤다.
이날 국방부 발표로 군 조직 개편이 급물살을 탄 가운데, 청와대와 군 수뇌부의 역학관계 변화와 함께 향후 군 장성 라인업 개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