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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파업 여파”…현대차·HD현대중공업, 생산차질 심화→노사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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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파업 여파”…현대차·HD현대중공업, 생산차질 심화→노사갈등 확산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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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의 굵직한 축을 이루는 자동차·조선 업계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거듭하며 동시에 파업이라는 중대 국면에 진입했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한국GM 등 업계 주요 사업장은 2024년 임단협을 둘러싼 이견의 골이 깊어지며 생산 차질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편,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사 교섭의 쟁점이 경영상 판단과 자산 매각, 합병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7년 만에 파업을 선택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약 4만2천 명은 사측과의 임금 인상 폭 및 정년 연장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3일부터 5일까지 매일 2~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울산공장의 경우 하루 평균 최소 1천500대의 차량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2023년 영업이익 14조2,396억 원 등 실적 개선을 근거로 임금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노조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관세 리스크를 경계하는 사측 입장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정년 연장 문제 역시 시대적 과제라는 노조 입장과, 정부 및 정치권 논의 선행을 요구하는 사측 논리 간 충돌이 이어진다. 20차례에 달하는 교섭에도 불구하고 타결점이 보이지 않자 노조는 추가 파업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임단협 파업 여파…현대차·HD현대중공업, 생산차질 심화→노사갈등 확산
임단협 파업 여파…현대차·HD현대중공업, 생산차질 심화→노사갈등 확산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5월 임협 개시 이래 5차례 부분 파업, 그리고 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조선 3사 공동 파업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미 월 기본급 13만3천 원 인상, 격려금 520만 원 등 업계 최고 수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사측과의 이견 해소가 요원하다. 특히 조선업 호황기에도 기본급 인상 요구가 이어지며, 3일 3사 공동 파업으로 사측 압박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한미 조선 협력사업인 MASGA 프로젝트와 미 행정부 인사의 국내 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경영 환경 변화와 국제 신인도 제고를 위해 노사 모두 조속한 협상 타결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번 파업국면의 심화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통과의 영향도 크다. 노조의 쟁의 영역이 경영상 결정 및 자산 매각, 합병 등으로 확장되면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결정에 대한 노조의 반발과 공동투쟁 선언, 고용안정 협약서 요구 등 노사 갈등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한국GM 노조 역시 직영 정비센터, 부평공장 유휴부지 매각에 대한 강경 반대와 파업에 돌입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편에 대한 불신과 저항이 표면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 현장 투쟁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해당 기업의 대외 신인도 저하라는 중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거버넌스와 사회적 대타협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차기 교섭과 사회적 합의의 결과가 산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의 대외 신뢰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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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노란봉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