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투수의 실족”…장원삼, 음주운전 파문→복귀 행보 ‘제동’
벼랑 끝에 선 순간, 그간 역전을 이끌던 투수의 눈빛이 이번엔 고개를 숙였다. 오랜 시간 야구팬들의 기억에 남았던 좌완 에이스 장원삼이 숙취운전 사고로 야구계와 방송가 모두를 떠나게 되면서, 그의 인생 2막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실망감과 아쉬움, 그리고 자성의 목소리가 교차하며 또 하나의 상처로 남았다.
장원삼은 음주운전 혐의로 최근 벌금 7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3월 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원삼에게 이 같은 약식명령을 내렸다. 경찰과 법원 조사 결과, 그는 지난해 8월 17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차량을 후진하다 정차 중이던 자동차와 접촉사고를 냈으며, 혈중알코올농도는 0.09%로 면허 취소에 해당되는 수치까지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승자나 동료와 관계없이, 혼자서 약 40km를 운전한 사실도 전해졌다.

김씨에게 허리 부상을 안긴 이번 사고는 3월 21일 법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지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장원삼은 소속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야구’에서 직접 하차 의사를 전하며, 팬들의 기대를 안타까움으로 바꿨다. 일부 출연 분량은 편집됐고, 팬들은 “야구인생만큼은 응원했는데, 아쉽다”, “운전 안 좋아한다던 과거 인터뷰가 오히려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는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장원삼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날 마신 술이 덜 깨 미숙하게 운전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남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자숙 의사와 동료, 제작진에 대한 못다 한 인사도 전해졌다. KBO리그 통산 121승, 패 98개, 다승왕·골든글러브·올림픽 금메달 등 화려한 기록을 남긴 레전드지만, 이번 사고로 새 출발을 다짐하던 방송인의 길은 잠시 멈췄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프로 선수의 사회적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되짚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들 역시 “선수이자 방송인으로서 더 높은 기준과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전에도 야구계 유명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례가 반복된 바 있어, 숙취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재차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차디찬 여론 속에서 장원삼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멈춰선 투수의 뒷모습에 팬들은 때로는 질책을, 때로는 아쉬움을 담아 그의 진정성을 지켜보며, 언젠가 다시 마운드가 아닌 무대에서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장원삼이 최근까지 출연했던 ‘최강야구’는 향후 그를 제외한 출연진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