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2 대기록”…우상혁, 로마 연속 질주→6연승 밝힌 미소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트랙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거대한 장벽을 마주한 순간, 우상혁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로마의 밤, 모두가 숨을 죽인 그 찰나 높이 2m32를 가뿐히 넘어 우상혁은 또 하나의 승리를 완성했다.
우상혁은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2를 넘으며 정상에 올랐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무대에서 우상혁은 올 시즌 개인 최고이자 세계 2위 기록까지 경신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경기 초반 2m16과 2m20을 단박에 넘은 우상혁은 2m23에서는 짧은 고전을 겪었으나 2차 시도를 성공시키며 차분히 흐름을 유지했다. 2m26은 세 번째 도전에서 넘겼고, 네 명만이 살아남은 경쟁에서 본격적인 우승 행보를 시작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와 현 공동 1위 장마르코 탬베리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우승 경쟁은 결국 우상혁, 올레 도로슈크, 로메인 벡퍼드, 주본 해리슨 4인으로 좁혀졌다. 2m28에서 도로슈크와 함께 장벽을 뛰어넘으며 숨 막히는 승부가 이어졌다.
세계 1위 도로슈크가 2m30을 먼저 넘었지만, 우상혁은 높이를 곧장 2m32로 조정한 뒤 첫 시도에서 결연하게 바를 넘었다. 경기장은 한순간 고요해졌고, 이어진 박수갈채는 우상혁의 도전을 응원하는 모든 이의 마음을 대변했다. 도로슈크는 2m32와 2m34 연속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고, 우상혁은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다.
값진 승리의 순간을 맞이한 우상혁은 “강한 경쟁자들 속에서 값진 성과를 올려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지 관중들 역시 아낌없는 환호로 우상혁의 6연승을 축하하며 그 열기를 더했다.
이번 우승으로 우상혁은 2022 도하와 2023 유진,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로마 등 통산 4번째 다이아몬드리그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시즌 첫 출전이었던 2월 체코 국제 실내대회부터 6경기 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국제무대에서도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지는 대회 일정은 이달 말 폴란드 실외대회가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의 기세라면 다이아몬드리그 랭킹에서도 상위권을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팬들은 우상혁이 연말 세계선수권과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도 다시 한 번 대기록을 써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를 응원하고 있다.
하루의 끝, 우상혁이 남긴 미소는 도전 앞에 선 모두에게 잔잔한 용기였다. 승부의 기록 너머, 오늘 로마의 체육장은 용기와 땀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이번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는 6월 7일 새벽, 세계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