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게이트 수사 속도”…신한은행·경남스틸 경영진, 김건희 특검에 소환
집사 게이트 의혹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과 금융권이 맞붙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IMS모빌리티 투자 논란을 두고 법적 책임 소재와 실체 규명이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23일 신한은행, 경남스틸 고위임원이 잇따라 소환되며, 특검팀 수사가 전면전에 들어섰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는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과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가 출석했다. 특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 투자 경위 및 김건희 여사 일가와의 연계성 여부에 대해 심층 조사를 벌였다.

정근수 전 부행장은 "IMS모빌리티 투자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느냐", "김예성씨를 아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출입문 안으로 들어섰다. 최석우 대표는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었다"며 "김건희 여사는 전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오전, IMS모빌리티에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고 의심받는 '집사' 김예성씨의 배우자 정씨 역시 소환조사에 들어갔다. 오후에는 JB우리캐피탈 관계자도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은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투자 주체 최고결정권자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착수했다.
문제의 중심에 선 IMS모빌리티는 김예성씨가 설립 및 지분 참여한 업체로,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신한은행 등에서 184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회사는 부채가 1천414억원에 달해, 순자산(556억원)을 크게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특검팀은 이 거액의 자금이 정상적인 투자 목적이 아니었고, 김건희 여사와의 사적 관계를 바탕으로 일종의 보험성 또는 대가성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 투자금 가운데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벤처기업이 김예성씨로부터 양도받은 IMS모빌리티 구주 매입에 사용됐다. 이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가 김씨 배우자 정씨로 밝혀지면서, 김씨가 실소유한 차명회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정씨를 상대로 이노베스트코리아 사내이사 등재 과정, 주식 매각 배경, 46억원 자금흐름에 대해 추궁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수사 속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여당은 "근거 없는 의혹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며 선을 긋는 한편, 야당은 "권력형 특혜 의혹 정점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부 시민과 전문가는 "투자 정황이 불투명한 만큼 특검 결과에 따라 큰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김예성씨가 해외로 출국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수사는 추가 수색 및 국제 공조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특검팀은 신한은행, 경남스틸 등 투자 주체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자금흐름과 제3자 관여 정황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정가와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진 가운데,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과 관련 정당의 책임 소재, 공직자 도덕성 논란, 향후 정국 운명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이날 특검팀의 집중 소환을 분기점으로 한층 치열한 공방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