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본선행 확정”…홍명보, 이라크전 완승→북중미 월드컵 직행

조용했던 경기장은 후반 들어 환호로 진동했다. 마침내 김진규와 오현규의 골이 무거웠던 침묵을 깨고, 한국 축구는 또 한 번 본선 무대에 입성하게 됐다. 그 순간 뜨거운 감동이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함께 감돌았다.

6일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라크를 2-0으로 꺾으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승점 19점(6승 1무) 고지에 오른 한국은 3위 이라크와의 승점 차를 7점까지 벌리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B조 2위 이내를 확정했다.

초반은 서로의 틈을 엿보는 신중한 탐색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공격과 수비의 안정적 전환을 중시하며 경기를 풀었다. 이라크의 거센 수비에 기회를 엿봤던 한국은 후반 들어 강한 압박과 빠른 스피드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승부의 결은 후반에 달라졌다. 이라크 선수가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위를 안은 한국은 기세를 높였다. 김진규가 강렬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오현규가 이어진 쐐기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 골 장면은 무거웠던 긴장을 단숨에 풀어내며 현장을 열광시켰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직후 “어려운 상대였지만, 수적 우위를 잘 살렸다. 득점을 만들어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시선을 월드컵 본선에 맞추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0일 쿠웨이트와 마지막 예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래 38년간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을 놓치지 않고, 이번에 11회 연속 진출 기록을 새로 썼다. 북중미행을 확정한 밤,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터진 함성은,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예선전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