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에 녹아든 옛 추억”…세대를 아우른 안흥찐빵축제에 모인 사람들
요즘은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찐빵을 나누는 모습이 점점 많아졌다. 예전엔 겨울 소풍이나 시장 풍경에서나 볼 수 있던 찐빵이, 이젠 축제의 주인공이 돼 동네 사람들과 여행자를 한데 모은다. 안흥찐빵축제는 한 입에 오래된 기억과 새로운 추억이 함께 머무는 특별한 자리다.
축제가 열리는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안흥면 주천강로를 따라 걷다 보면, 모락모락 오르는 찐빵 김에 이끌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SNS에는 직접 만든 달고나, 교복을 입은 레트로 사진 인증, 찐빵 빨리 먹기 대회 참여 인증샷들이 이어지고, “찐빵이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다”, “마을이 추억 한 켠에 살짝 묻어간다”는 댓글이 눈에 띈다.

이런 변화는 축제 프로그램의 풍성함에서도 드러난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안흥찐빵축제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이어진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찐빵 무료 시식, 지역 농특산물 판매, 푸드트럭이 기다리고,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무대에서는 90년대 가요가 울려 퍼진다. 어른들은 옛 향수를, 아이들은 새롭게 다가온 놀이를 즐기며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고 있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이런 로컬 축제가 지역의 온기와 세대 간 공감을 더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바라봤다. 지역 특산품을 중심으로 한 자부심, 대화와 체험으로 이어지는 만남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 감정의 장을 만든다는 것.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간단한 찐빵 한입이 이렇게 큰 행복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보다 엄마가 더 신났다”, “찐빵 먹으려고 일부러 달려왔다”는 이야기에서, 소소한 즐거움에 빠져드는 일상의 여유가 느껴진다. 퀴즈와 골든벨, 전통놀이에서 지역과 세대의 벽이 허물어지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된다.
안흥찐빵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 그 이상을 보여준다. 찐빵이라는 익숙한 소박함 속에 마을의 온기, 가족과 이웃의 정, 모두를 환대하는 마음이 녹아 있다. 작고 따뜻한 한 입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잊었던 기쁨과 만남의 설렘을 다시금 발견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