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전 패전”…다루빗슈, 애리조나전 부진→박찬호 124승 추격 제동
마운드로 돌아온 순간, 다루빗슈 유의 눈빛에는 기다림과 도전이 뒤섞여 있었다. 긴 재활의 끝에서 힘겹게 다시 선 그에게 이 날의 경기는 단순한 등판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미소 대신 아쉬움이 짙게 배어 나왔다.
2025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펼쳐졌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일본인 투수 다루빗슈 유의 부상 복귀전이었다. 팬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서 다루빗슈는 선발로 나서 3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 내내 최고 시속을 곁들인 강력한 구위를 보여줬지만, 4회 들어 제구 난조가 겹치며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샌디에이고는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하고 3-6으로 패했고, 다루빗슈는 복귀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이로써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보유한 한국의 박찬호를 향한 추격전에는 잠시 제동이 걸렸다. 다루빗슈는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110승 88패를 기록하며, 아시아 야구 역사를 다시 쓰기 직전의 위치에 있었다.
다루빗슈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 염증으로 약 4개월간 재활에 집중했다. 복귀 무대임에도 직구와 변화구의 조화를 뽐내며 재능을 증명했으나, 컨디션 완벽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였다. 현지 언론은 “경기 결과에 비해 다루빗슈의 투구 내용에는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샌디에이고 타선의 핵심, 매니 마차도였다. 마차도는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통산 2천안타를 달성했다. 1회 첫 타석에서 1천999안타에 도달한 뒤, 4회 내야 안타로 2천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현역 선수 중 다섯 번째이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97번째 기록이다. MLB닷컴은 “마차도가 32살 이하 나이에 350홈런·2천안타를 동시에 쌓은 선수는 역대 11명뿐이며, 이 중 8명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다루빗슈는 경기 후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점점 더 컨디션을 끌어올려 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관중들은 박수를 보내며 복귀 무대를 지켜봤고, 구단도 그의 도전정신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여름 햇살 아래 쏟아진 땀과 박수, 다시 시작하는 야구인의 긴 호흡. 복귀와 기록, 그리고 도전으로 빛난 하루가 조용한 응원을 남겼다. 다루빗슈 유의 다음 등판은 야구 팬들에게 또 하나의 기대감을 안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