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 중 절뚝인 황재균”…kt, 햄스트링 부상→긴장감 번진 더그아웃
상쾌한 분위기로 경기에 들어섰던 황재균은 경기 막판, 목발을 짚고 더그아웃을 빠져나오며 팀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상반된 표정 사이로 팬들의 긴 탄식과 동료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모여드는 순간, kt wiz의 상승세에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황재균이 차지한 1번 지명타자는 시즌 내내 팀의 엔진 역할을 해왔기에, 부상 순간의 충격은 더욱 컸다.
2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에서 황재균은 초반부터 벅찬 존재감을 발휘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 위기에서 집념을 발휘해 1루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고, 배정대의 볼넷에 힘입어 2루까지 진루하는 저력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던 황재균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적시타 타이밍에 맞춰 선취 득점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3루를 통과하던 순간, 황재균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왼쪽 다리를 절뚝이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즉각적으로 구단 트레이너가 달려왔고, 곧이어 그늘진 표정의 황재균이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kt 구단 측은 “주루 중 왼쪽 햄스트링 통증이 발생해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밀 검진 결과,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손상이 확인됐다.
황재균은 부상 직전까지 타율 0.315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최근 반등 흐름의 중심에서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미 강백호의 부상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이은 주축 타자의 이탈은 kt의 분위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 종료 후에도 황재균은 목발에 의존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당일 관계자는 “내일 서울에서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받을 계획이며, 치유 기간은 추가 경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kt wiz는 12-2로 대승을 거머쥐었지만, 이기고도 웃지 못한 표정이 더그아웃 곳곳에 번졌다. 남은 시즌 일정 중 전력 재정비와 회복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슬픔 혹은 낙담만이 머문 하루는 아니었다. 황재균의 빈자리를 지켜본 팬들은 조용히 그의 복귀를 응원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에 맞서는 남은 선수들 곁에 마음을 더했다. 내일을 향한 kt의 발걸음, 그리고 부상에서 다시 그라운드로 향하길 바라는 황재균의 시간을 KBO리그는 지켜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