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안 마련 지시 있었나”…이진숙-대통령실, 방송3법 입장차 격돌

방송통신위원회 안 마련을 둘러싸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대통령실이 정면 충돌했다. 대통령의 지시로 방통위가 자체안을 마련했다는 이진숙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 측이 즉각 반박하며 방송3법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은 “대통령이 방송 장악에 관심 없다고 말하며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방송3법 논의를 둘러싼 국회 내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실무진 확인을 근거로 “별도의 지시 사항은 없다”고 못박았다. 대통령실도 논란이 확산되자 “업무지시라기보다 의견을 물어본 수준”이라며, 공식 지시와는 거리를 뒀다. 입장차가 선명히 드러난 대목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수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방송3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이진숙 위원장은 “국회와 국무회의를 거쳐 법제화되면 방통위는 후속조치를 이행할 것”이라 밝혔으나, “여야 합의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도 피력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방통위원장이 국회와의 논의 없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임명된 권력은 선출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입법권은 국회에 있는 만큼, 방통위원장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방송3법을 둘러싸고 방통위와 대통령실, 국회의 입장이 각기 맞서면서 정치권 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는 향후 방통위와의 협력 방안을 추가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