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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고율 관세 예고”…트럼프 발언에 뉴욕증시 기술주 급락과 불안 확산
국제

“반도체 고율 관세 예고”…트럼프 발언에 뉴욕증시 기술주 급락과 불안 확산

허예린 기자
입력

현지시각 15일, 미국(USA) 뉴욕 증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도체 고율 관세 예고 발언에 직격탄을 맞아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와 S&P500은 핵심 기술주 급락에 하락했고, 대표 종목 테슬라와 엔비디아도 약세를 기록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개인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수면에 부상한 모습이다.

 

현지시간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반도체와 철강에 대해 최대 3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도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 세부안의 진위가 불확실했으나,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6% 급락하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대표 반도체주는 동반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실적 전망 악화까지 겹쳐 14% 폭락, 업종 전반에 충격을 가했다. 반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지분 매입 소식에 힘입어 다우존스지수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최근 미국(USA)은 중국(China) 등과의 기술·무역 패권 경쟁에서 관세 정책을 주요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무역 분쟁과 반도체 공급망 규제는 글로벌 투자심리에 불확실성을 안긴 바 있다. 이번 발언은 보호무역 우려를 재차 부각시키며 외환·주식시장 전반에서 위험 회피 심리로 이어졌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주로 매수했던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술주는 장중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8월 14일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의 외국인 보관금액은 전 거래일 대비 1조 4,885억원 줄었다. 테슬라의 보관액은 3,631억원 감소했으며, 주가는 하루 만에 1.48%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AI 관련 ETF 등 고위험 상품에서도 큰 손실을 경험했다. 알파벳A, 아마존, 메타 등 일부 빅테크만 소폭 상승세를 기록하며 전체 하락세를 완충했다.

 

경제 지표도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7월 소매판매와 컨트롤그룹 모두 전월 대비 0.5% 증가해 기대치엔 부합했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58.6으로 시장 전망치를 큰 폭 하회했다. 수입 물가의 0.4%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도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84.8%로 낮췄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완화 기대감은 다소 약화됐다. 이날 뉴욕증시의 변동성지수(VIX)는 1.75% 오른 15.09를 기록해 불확실성 확대를 반영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는 “트럼프의 돌발 관세 예고가 시장에 급격한 파급효과를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반도체와 철강 업종이 사실상 시장 변동성의 진원지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뉴욕증시는 반도체 관련 규제 정책, 미국 내 소비 심리지수 회복 여부,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돌발 발언과 조치가 글로벌 기술주의 체감 리스크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이번 트럼프 발언이 보호무역 강화 신호로 이어질지, 실질적 정책 변경으로 현실화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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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스닥#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