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벽 앞 먹먹함”…강백호, MLB 도약 단서→타율 부진에 발목
경기장에 쏟아진 스카우트들의 시선, 그 중심에서 고민에 잠긴 강백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누구보다 MLB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온 강백호지만, 외국인 투수 상대 약세가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채워지지 않은 홈런 기록과 떨어진 타율은, 꿈을 좇는 젊은 타자에게 다시 한 번 높은 장벽처럼 다가왔다.
강백호는 2024시즌 외국인 투수 상대 타율 0.203(59타수 12안타), 출루율 0.288에 머물렀고, 홈런은 아직 신고하지 못했다. 같은 시즌 전체 타율 0.255, 출루율 0.343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역시 외국인 투수 상대 타율 0.222(108타수 24안타), 홈런 4개로 강점을 보여주진 못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투수와 맞붙는 기회에서 저조한 성적이 MLB 진출을 앞둔 지금 적지 않은 걸림돌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2023시즌 이정후는 외국인 투수 상대 타율 0.341, 출루율 0.416으로 돋보였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MLB 구단들이 이정후를 주목했던 기준이 곧 강백호에게도 프레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수 상대로의 방망이 침묵이 더욱 부담스럽다. 실제로 미국 구단들은 타격 적응력, 상황별 응용능력 등 세부 지표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부상 이력과 수비 부담이라는 추가 과제도 있다. 강백호는 2022년 이후 잦은 부상과 수비 불안으로 인해 팀내 자리 매김에 애를 먹었다. 고정 포지션 장악보다 결국 타격 실력을 통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만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강백호는 최근 글로벌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도 "강백호는 2024시즌 종료 직후 포스팅 비용 없이 FA로 시장에 진입한다"며, 좌타 파워 히터에 1루수, 지명타자, 3번째 포수 자원으로서의 멀티 포지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12일 기준 강백호가 기록한 KBO리그 통산 타율 0.304는 해외 스카우트의 레이더망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한 이력으로 손꼽힌다.
남은 시즌, 외국인 투수 상대 성적이 강백호의 MLB 진출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팬들은 언제나 열정 어린 눈빛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뼈아픈 순간을 이겨내는 강백호를 응원하고 있다.
꿈결 같은 메이저리그 무대로 향하는 길목. 강백호가 흔들리는 방망이를 다시 고쳐잡을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계절의 끝자락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