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조기 마감”…감보아·오스틴, 전력 손실→롯데·LG 엔트리서 동반 이탈
찢어지는 아쉬움이 벤치와 관중석 사이를 묵직하게 감쌌다. 믿음직한 외국인 선수들이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군 무대에서 빠지면서, 시즌의 분기점에서 예상치 못한 전력 공백이 현실이 됐다. 각 팀이 기대를 걸었던 순간이 잠시 멈춰섰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경기를 앞두고, 각각 알렉 감보아와 오스틴 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인해 남은 전반기 일정 소화가 어렵게 됐고, 엔트리에서 조기 이탈하며 팀 운용 계획이 대대적으로 흔들렸다.

감보아는 찰리 반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롯데가 영입한 대체 외국인 투수로, 5월 27일 삼성전 데뷔 이후 7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의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158㎞의 강속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한 감보아였지만, 팔꿈치와 손목 사이에 누적된 피로 탓에 2주간의 휴식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오스틴 딘은 1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3년 연속 20홈런의 의미 있는 기록에 도달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왼쪽 옆구리 근육 손상이 발견되면서 곧바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올 시즌 오스틴은 타율 0.272, 20홈런, 55타점, OPS 0.912를 기록하며 LG 중심 타선의 핵심 역할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LG 구단은 “치료에 전념한 뒤 3주 뒤 추가 검진이 이뤄질 것”이라며 신중하게 경과를 살필 방침을 밝혔다.
감보아와 오스틴 모두 각각의 팀에서 전반기 마무리를 책임져줄 에이스와 중심 타자였다. 예상치 못한 부상 이탈은 롯데와 LG의 순위 경쟁 구도에도 미묘한 변화를 예고했다. 두 구단 모두 남은 전반기 동안 대체 자원 발굴과 후반기 복귀 플랜 마련에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번 엔트리 제외는 시즌 중반에 접어든 KBO리그의 판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10일까지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오스틴은 12일 대전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 1루수로 선발됐으나 출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각 팀 팬들의 아쉬움 속에서, 에이스들과 중심타자의 하루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모습을 바라는 바람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