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공 로봇 이식 시대”…서울대병원, 아시아 첫 생체 신장이식 성공
단일공(single port) 로봇 수술이 신장이식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하종원 교수팀이 최근 아시아 최초로 단일공 로봇을 활용한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외과에서는 개복하지 않고, 한 곳만 절개하는 최소 침습 방식이 신속한 회복과 흉터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신장이식 술기 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서울대병원은 2월 기증자 신장적출, 3월 수혜자 신장이식 모두 단일공 로봇 수술을 활용해 연달아 성공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단일공 로봇 수술은 배꼽(기증자)은 3~4cm, 하복부(수혜자)는 6cm 등 한 부위만 절개해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작은 절개로 조직 손상을 줄이고, 미세한 혈관 및 요관 연결(문합)도 로봇 팔을 통한 고정밀 조작으로 구현했다. 기존 개복 수술 대비 절개 범위를 대폭 줄여 회복 기간 단축, 통증 경감, 미용적 효과 향상에 유리하다.

환자에게 실제 적용된 임상 결과도 관심이다. 총 10건(기증자 5명, 수혜자 5명)의 수술이 시행됐고, 대표적으로 52세 말기 신부전 여성 환자가 본 사례가 공개됐다. 기증자인 24세 아들은 배꼽에 3~4cm 흉터만 남겼고, 3일 만에 퇴원했다. 수혜자는 하복부에 6cm 흉터만 남고 7일 만에 회복,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도 정상 범위로 회복했다. 이와 함께 기존 다공 로봇이나 복강경 방식과 달리, 단일공 접근은 신체 및 심리적 부담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장이식 분야에서는 기존 개복(20cm 이상), 복강경, 다공 로봇 등 절개 범위와 접근법이 다양하나, 각 방식별로 흉터·회복·정밀도 등에서 한계가 있었다. 단일공 로봇은 최소 절개와 고정밀 문합, 신속한 출혈 제어 등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미국에서는 일부 센터에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유럽·일본 등은 아직 초기 도입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생명윤리, 환자 안정성, 의료기기 인증 등 다층적 규제 검토를 거쳤으며, 서울대병원 팀은 외과 표준 절차와 사전 시뮬레이션, 고난도 술기 숙련 등에서 체계적 준비를 강조했다. 하종원 교수는 “수술 방식 선택은 환자별로 차이가 있다”며, 단일공 로봇 이식이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고위험 환자, 미용적 요구가 큰 환자, 고령의 기증자·수혜자 등 기존 수술에 부담이 컸던 계층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일공 로봇 신장이식은 신속 회복과 환자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획기적 진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라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산업계는 최소 침습 정밀 로봇수술이 표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