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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혈우병 관절 예측”…GC녹십자, 환자 맞춤관리 새 전환점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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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가 혈우병 환자의 관절 손상 위험을 미리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혈우재단, 서울대학교 약학대학과 공동으로 진행되며, 맞춤형 의료 관리를 앞당길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시도를 국내 혈우병 환자 치료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이번에 개발하는 AI 예측 모델은 국내 혈우병 환자의 약 20년간 누적된 실사용 데이터에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관절 내 재출혈 등 만성 손상 리스크를 조기 예측한다. 기존에는 예방 요법 시행 여부에 따라 관절병증 위험도가 큰 차이를 보였으나, 환자 맞춤형 정밀 분석 도구는 전례가 없었다. 실례로, 3세 미만 소아 환자 MRI 연구에서 예방 투여군이 7%의 낮은 관절병증 발생률을 보인 반면, 필요시 치료군에서는 45%에 달하는 등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입증됐다.

GC녹십자는 자사 혈우병 치료제 ‘그린모노’, ‘그린진에프’ 등 실제 임상 투여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별 혈액 응고 인자 결핍과 출혈이 관절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예측하고, 의료진에게 최적화된 예방·관리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적용 모델을 구축한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일률적 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번 AI 모델은 생활습관, 병력, 투여내역 등 다양한 변수까지 통합 분석할 수 있어, 예측 정확도와 환자별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중증 혈우병 환자 중 약 70%가 관절병증을 겪으면서도 조기 예방율이 낮았던 현실을 감안할 때, 개별화된 사전 예측 및 조기 개입체계는 수요자(환자) 입장에서 치료 효과와 삶의 질 전반에 긍정적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내년까지 AI 모델 개발을 마친 뒤, 주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투고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AI 기반 정밀의료는 암, 신경계질환, 유전질환 중심으로 확산 중이나, 혈우병 환자 관절 손상 예측에 특화한 실사용 데이터 기반 시스템은 흔치 않은 편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유전체 분석·디지털 치료제 중심 R&D가 진행 중이나, 환자 Real-World Data(RWD) 활용 측면에서는 국내 시도에 학술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GC녹십자는 지난 2022년부터 혈우병 환자 개별 약동학(몸속 약물 변화) 기반 투여량 추천 소프트웨어 ‘왑스-헤모’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기반의 맞춤형 플랫폼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최봉규 AID 센터장은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품질 관리, 의료 AI 임상 활용 규제 등 정책 변수도 상존한다고 본다. 산업계는 이번 AI 예측 기술이 실질적 환자 관리 플랫폼으로 정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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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ai혈우병예측#혈우병관절병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