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자마자 더위 시작”…체감 35도 폭염에 달라진 삶의 온도
장마가 걷히자마자, 숨 막히는 더위가 우리 일상을 채우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흐린 하늘 아래 빗소리를 들으며 지냈지만, 이제는 아침부터 무더위를 경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예년 같으면 비 내리는 계절이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했겠지만, 요즘은 “장마가 끝나면 더 힘든 날이 온다”는 반응이 더 많다.
거리의 온도계가 35도를 가리키는 한낮, 출근길부터 불볕더위에 지친 얼굴들이 눈에 띈다. SNS에는 ‘오늘도 폭염특보’, ‘찜통더위 견디는 꿀팁’ 같은 게시글이 줄을 잇고, 얼음물이나 선풍기 사진을 인증하는 모습도 흔하다. “밤새 에어컨을 꺼본 적이 없다”는 이들도 늘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은 21일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에 낮 최고기온이 29도에서 34도를 오르내리고, 습도까지 높아 체감 온도는 33도를 훌쩍 넘어, 일부 지역에선 35도 이상으로 치솟을 거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경기남부, 강원 동해안, 충청, 호남, 경북, 경남, 제주 일부에는 이미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습도가 10%만 높아져도 체감온도가 1도 상승할 수 있어, 열대야 역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온 변화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건강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 늘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장마 끝 무렵엔 소나기나 산사태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 하루에도 몇 차례 예보를 확인하며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기 싫다”, “여름은 그냥 버티는 계절일 뿐”처럼 각자의 피로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더울 땐 서로 더 챙기자”는 글도 눈에 띈다. 아이스 커피, 휴대용 선풍기, 쿨링 패드 등 자신만의 여름나기 방법을 공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단순히 한두 도의 변화가 아닌, 계절과 생활의 패턴까지 바꿔가는 여름. 특히 예측 불가한 장맛비와 폭염이 맞물리며, 모두의 삶에 작은 긴장을 남기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