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 안동역 약속의 날, 경찰 출동”…폭발물 협박 고교생 검거→순간의 아쉬움만 남았다
오랜만에 찾은 낭만의 장소, 안동역 앞 광장은 이날 아침부터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유튜브 채팅창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한 문장이 남겨지던 순간, 다큐 3일의 10년 약속은 아련한 꿈처럼 흔들렸다. 이 약속을 함께 기다려온 시민들과 제작진, 그리고 세월을 관통해버린 10년치의 기억은 그 순간 한파처럼 얼어붙었다.
2015년 여름, 내일로 티켓을 들고 여행을 떠난 두 청춘이 남긴 ‘2025년 8월 15일 7시 48분 안동역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방영 후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회자됐다. 누군가는 변치 않는 우정을, 누군가는 무심한 시간을 떠올렸다. 드라마도 아닌, 현실에서 다시 펼쳐질 소중한 장면을 목격하기 위해 이날 수많은 시민과 카메라가 안동역 광장에 모였다.

하지만 어느새 예기치 못한 협박 글이 SNS를 타고 퍼졌고, 현장엔 순식간에 경찰특공대와 수색대가 집결했다. 평화로운 아침이 연이어 긴장으로 덮였고, 안동경찰서가 출동해 광장은 조용히 봉쇄됐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오전 10시 20분에 현장 통제는 풀렸다. 경찰은 추적 끝에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10대 고교생을 공중협박 혐의로 신속히 검거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뜻하지 않은 소동이 남긴 아쉬움과 씁쓸함이 번졌다. 일부 네티즌은 “낭만을 기대했는데 진짜 한국식 엔딩”이라며 허탈함을 전했고, 여러 차가운 시선과 자조 섞인 반응도 쏟아졌다. 약속을 기다린 PD 역시 자신의 SNS에 “누가 낭만 폭발 신고했냐?”라며 씁쓸한 심정을 전했다.
한편, 이날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다큐 3일’ 팀은 예정대로 이번 만남에 관한 특별판을 예고했다. 10년 전 그 약속의 의미를 새롭게 돌아볼 ‘다큐 3일’은 오는 22일 다시 한 번 안동역의 사연을 소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