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N 김치 전쟁, 삶을 씻다”…손맛이 울린 밥상→여름 끝자락의 온기 모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밥상에서 열렸던 파주의 햇살 아래, ‘오늘N’ 제작진은 김치 한 그릇에 담긴 손끝의 땀과 가족의 풍경을 좇았다. 치열한 노동이 정성의 시간으로 바뀌는 김치 공방, 신선함을 서둘러 담는 오이김치와 열무김치, 그리고 일곱 가지 반찬보다 빛나는 밥과 김치만의 진짜 여름 밥상. 매일 새벽마다 들어오는 채소 더미와, 기계 대신 움켜쥔 손바닥의 감촉이 뚜렷하게 살아났다. 국내산 재료와 인간의 온기가 합쳐져 김치 한 그릇에서 계절의 신선함과 어머니의 정성이 포개졌다.
김치가 주인공인 식탁을 넘어서, 충남 당진의 장독대에도 시간의 입자가 쌓였다. 우렁이 쌈밥을 완성하는 조경선 할머니의 솜씨와 내공, 소금과 밀가루, 소주로 반복해 헹구는 과정엔 누적된 긴장과 웃음이 교차한다. 2~3년 숙성의 집된장은 두부와 양파 속에서 조용히 제 맛을 찾아가고, 세월을 머금은 쌈장, 덕장, 찜장은 손님들의 밥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아로니아 발효액을 더한 우렁이무침이 입가에 남기는 진한 여운은 세대를 잇는 밥상의 의미를 묵직하게 전한다.

경북 의성의 새벽은 마늘밭에서 시작된다. 젊은 농부 김경태와 고희주 부부는 도시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땅을 택했다. 부모 세대의 무거운 시선과 불편한 동거도 이들이 함께 지은 농사와 반복되는 웃음에 스며 들었다. 간호사의 꿈을 접고 농부로 변한 고희주, 공무원 직을 내려놓은 김경태, 두 사람의 용기는 가족 내 작은 균열과 새로운 희망을 동시에 불러왔다. 기다림의 시간 끝에, 가족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다시 엮였다. 농촌에도 젊은 기운이 번졌다.
올해 3월 영남 산불로 헌신한 산림항공본부 진화대의 기록, 그리고 대구 골목을 비추는 ‘폐지 줍는 교장 선생님’ 김종태의 조용한 선행 또한 화면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주어진 하루와 손끝에 실린 땀이 어떻게 누군가의 삶을 미소로 물들였는지, 일상의 소시민들이 평범한 영웅이 되는 과정을 ‘오늘N’은 의미 있게 그려냈다.
MBC ‘오늘N’은 김치와 장, 농부와 노인,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한낮 식탁 위로 불러내며 한국인의 삶에 깃든 소박함과 근원을 담아낸다. 계절 밥상의 진한 온기가 더 궁금해지는 ‘오늘N’은 지금도 매회 인생의 무게와 소소한 기적을 넓은 화면으로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