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체감온도 35도의 한낮”…서울의 무더운 일상, 더위에 맞서는 여름 풍경
라이프

“체감온도 35도의 한낮”…서울의 무더운 일상, 더위에 맞서는 여름 풍경

강다은 기자
입력

요즘 서울을 걷다 보면, 얼굴을 찡그리며 땀을 닦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한낮의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날, 더위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라 도심의 일상이 됐다.  

 

일기예보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풍경도 빈번하다. 7월 7일 월요일, 아침에는 흐린 하늘 아래 출근길 걷는 이들이 많았지만, 정오가 되자 도심 여기저기 차양과 양산이 펼쳐졌다. 오후 3시엔 온도가 33도까지 올랐고, 기상청이 전하는 체감온도는 이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습기까지 더해지며 도심 곳곳 카페와 도서관에는 잠시나마 더위를 피하려는 발걸음이 몰렸다.  

출처=기상청
출처=기상청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오후 4시 이후에도 32~33도의 고온이 이어졌고, 밤 9시에도 31도로 거의 식지 않는 열기가 유지됐다. 강수 확률도 낮았고, 시원한 바람이 기대만큼 불지 않았다. 기상청은 연일 ‘폭염 주의’ 단계를 알리며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이런 여름의 흐름을 ‘더위 속 슬기로운 도시 생활법’으로 명명한다. 심리적 스트레스와 신체 피로가 누적되면서, 실내에서 책 읽기, 홈카페, 저녁 산책 등 일상적 해소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시민은 “예전에는 에어컨 바람이 아까워 참을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나 자신을 챙기는 게 먼저라는 마음이 커졌다”고 표현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밤 9시에도 이렇게 덥다니, 올여름은 선풍기 말고 못 버티겠다”, “해 질 무렵 옥상에서 바람 쐬는 게 하루의 소소한 낙”이라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그만큼 작은 습관의 변화가 도시인의 여름을 조금 더 견디게 만든다.  

 

폭염은 더 이상 서프라이즈가 아니다. 잠깐의 시원함, 집 안의 그늘, 소박한 저녁 바람이 우리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다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서울#폭염#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