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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지뢰 영웅의 입장”…하재헌, K리그1 김천-포항전 감동 시축→관중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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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지뢰 영웅의 입장”…하재헌, K리그1 김천-포항전 감동 시축→관중 울림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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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그 속에서 걷는 한 남자의 발걸음은 수많은 이들의 기억을 흔들었다. 두 다리를 잃은 아픔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그는 자신에게 몰린 시선을 조용히 감내했다. 선수들, 관중, 그리고 현장에 모인 모두가 하재헌 중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뜨거운 박수와 눈빛을 보냈다.

 

프로축구 K리그1 김천 상무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14일 열릴 2025 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하재헌 예비역 중사를 시축자로 초청했다. 김천 구단과 국군예우사업회가 함께 준비한 의미 있는 시축 이벤트였다.

“목함 지뢰 영웅 시축”…하재헌, 김천-포항전서 의미 있는 첫 발→K리그1 감동
“목함 지뢰 영웅 시축”…하재헌, 김천-포항전서 의미 있는 첫 발→K리그1 감동

하재헌 중사는 2015년 8월, 서부전선 DMZ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다. 힘겨운 재활 끝에 전역 후 장애인 조정 선수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2019년 전국장애인체전과 아시아장애인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용기와 희망의 상징이 됐다.

 

김천 상무가 그를 시축자로 선정한 이유는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다. 국가를 위한 헌신을 되새기며, 아픔을 넘어선 치유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의미가 더해졌다.

 

하재헌 중사는 시축을 앞두고 “10년 전만 해도 다시는 운동장을 밟지 못할 줄 알았다. 국민의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감사의 소감을 전했다. 복귀의 순간을 기다려온 팬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예상대로 경기장 현장 역시 박수갈채와 환호로 가득 찰 전망이다.

 

김천 상무와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14일,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만남을 갖게 된다. 경기와 함께 준비된 다양한 행사들이 뜻을 더한다. 다음 홈 경기는 25라운드로 예정돼 있다.

 

누군가의 상처가 치유의 발걸음이 되고, 한 인물의 용기와 팬들의 응원이 맞닿는 순간. 운동장 한복판에서 울려 퍼질 박수 소리가 또 한 번 우리의 마음을 울릴 준비를 하고 있다. 2025 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 김천 상무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는 6월 14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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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헌#김천상무#포항스틸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