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더빙 세계관이 열렸다”…케이팝 데몬 헌터스·킹 오브 킹스 모두 휘어잡은 목소리→명불허전 연기 내공
화려한 이력 위에 목소리 하나로 새로운 감동을 전달한 배우 이병헌이 스크린과 애니메이션을 모두 아우르는 연기 내공을 또 한 번 선사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최근 극장가를 뒤흔든 ‘킹 오브 킹스’를 통해 이병헌은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목소리만으로도 캐릭터의 생동감을 강렬히 각인시켰다. 섬세한 감정선과 깊은 호흡은 그의 오랜 연기 내공을 보여줬고, 관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병헌의 목소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더빙 연기에 나선 이병헌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중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 ‘귀마’의 목소리를 맡았다. 영어와 한국어 버전 더빙을 모두 소화한 이병헌은 언어가 달라질 때마다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남다른 연기력을 드러냈다. 그는 “영어 더빙은 세 번 수정을 거쳐 꼼꼼하게 완성했고, 한국어 더빙은 하루 만에 집중해 녹음했다”고 전했다. 제작진과 긴밀한 논의를 거쳐 각각의 버전에 맞는 미묘한 감정 차이를 구현하며,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선보였다.

가장 큰 고민이었던 장면은 귀마가 사자보이즈의 노래를 어색하게 따라 부르는 신이었다. 이병헌은 캐릭터의 무거운 카리스마 이면에 숨은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한층 세밀하게 접근했다. 덕분에 귀마는 공포와 유쾌함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고, 시청자의 감정선을 따라 촘촘히 움직이는 목소리 연기는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영화 ‘킹 오브 킹스’에서는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찰스 디킨스를 비롯해 에덴동산의 뱀 등 일곱 가지 캐릭터에 목소리를 입히며 변화무쌍한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임했다는 그는, “아버지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과 닮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만의 따스하면서도 풍부한 음색은, 어린이와 가족 모두를 아우르는 깊은 울림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이병헌은 목소리 연기의 진정한 난점에 대해 “영상에는 없는 눈빛과 몸짓까지 목소리로 모두 전해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녹음실에서 직접 표정연기와 움직임을 분주히 병행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극강의 몰입과 진심은 작품을 넘어 각기 다른 세대의 관객에게 감동을 직진으로 전했다.
장르와 매체를 막론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밀어붙이며 풍성한 연기 세계를 넓히고 있는 이병헌.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를 통해, ‘킹 오브 킹스’가 극장을 통해 각각 공개되며 이병헌의 목소리 연기가 대중에게 신선한 관람 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