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힘들다던 그 말”…백일섭·김자옥, 잊히지 않는 오작교 형제들의 이별→가슴에 박힌 그리움
잔잔히 번진 세월 위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촘촘히 쌓여갔다. 유튜브 채널 ‘꼬꼬할배 백일섭’의 ‘보고잡다_남진 편’에서 백일섭과 남진이 마주 앉아 과거의 장면들을 불러낼 때, 웃음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촉촉한 분위기가 영상 속을 가득 채웠다. 젊은 날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서로의 기억부터, 시간이 흘러 더 단단해진 우정의 흔적들까지, 두 인물은 삶의 여러 겹을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 빛바랜 추억 속에서도 백일섭의 목소리에 가장 깊은 울림을 남긴 이는 후배 김자옥이었다. 백일섭은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촬영장에서 김자옥이 털어놓은 솔직하고 아픈 고백을 떠올렸다. “오빠, 나 정말 죽겠다”는 한 마디에 그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느꼈다고 했다. 감독에게 촬영을 잠시 멈추자고 건의했고, 김자옥에게는 약을 먹으며 충분히 쉬라고 다정하게 권했다. 그 순간에는 누구도 다가오는 이별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작교 형제들’이 막을 내린 지 그리 오래지 않아 김자옥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충격으로 남았다. 백일섭은 “드라마 끝나고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났다”며 감당하기 어려웠던 허전함을 고백했다. 오랜 동료였던 남진 또한 “정말 연기 잘 하고 매력이 넘쳤는데 너무 빨리 떠나버려 아쉽다”고, 김자옥을 향한 미련과 그리움을 진심으로 전했다.
김자옥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이겨냈으나 재발과 건강 악화로 2014년 11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마지막 무대와 촬영장의 순간들, 그리고 동료들과의 남은 시간은 유난히 애틋하게 세월 속에 남았다. 백일섭과 남진이 영상에서 모락모락 피워 올린 옛 이야기들은, 김자옥이 남긴 따스함과 예기치 못한 이별의 슬픔을 더욱 또렷하게 새겼다.
차가운 바람이 흐르고, 모든 것이 지나간 자리에서 김자옥의 마지막 음성이 또 한 번 말없이 번진다. 그녀와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영상은 시청자에게도 오래도록 진한 울림으로 남았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날의 촬영장, “오빠 나 정말 죽겠다”던 김자옥의 한마디는 여전히 백일섭과 남진의 마음뿐 아니라, 그녀를 사랑한 대중의 가슴에도 오랜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