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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첫 원전 수주전, 한국·중국·러시아 격돌”…최종 건설사 이달 발표→세계 에너지 판도 주목
국제

“카자흐스탄 첫 원전 수주전, 한국·중국·러시아 격돌”…최종 건설사 이달 발표→세계 에너지 판도 주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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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햇살에 잠기듯, 카자흐스탄의 드넓은 평원과 잔잔하게 일렁이는 발하시 호숫가가 새 역사의 문 앞에 섰다. 에르나트 베르디굴로프 카자흐스탄원자력발전소 최고경영자의 선언대로, 이달 내 카자흐스탄 최초 원자력발전소의 건설 책임을 누가 짊어지게 될지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우라늄 부국으로서 세계 에너지 시장 변두리를 맴돌던 카자흐스탄은 이번 결정을 통해, 독립 이래 처음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본격 변환과 국가 역량의 도약을 꿈꾼다.  

이번 수주 경쟁에는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 중국핵공업집단공사, 러시아 로사톰, 프랑스 EDF 등 세계 최고 원전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세계 각국은 이 거대한 오아시스에 미래 전략과 외교적 미묘함을 깃든 기술력을 쏟아붓고 있다.  

베르디굴로프 CEO는 세계를 뒤흔든 스리 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의 상흔을 거론하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무게 있게 강조했다. 국민투표에서 70%가 넘는 찬성률로 카자흐스탄 사회는 실존적 경계심을 넘어서 국가 발전의 도약을 택했다. 건설 부지는 울켄 시와 발하시 호수, 오래전부터 바람과 물소리가 스며든 곳에 정해졌다.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발전소 건립을 넘어 전문가 양성과 원전 클러스터의 싹을 틔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베르디굴로프 CEO는 “국가 역량과 산업 생태계 발전에 결정적 계기”임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원전 기업들의 기술, 장비, 안전 관리능력이 이번 사업자 선정의 관건이 되는 가운데, 현지 협상 과정과 각국 정치·외교 변수에 따라 국내외 증시와 투자 시장도 바람의 방향을 가늠 만들기 어렵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국제 안전 기준을 무엇보다 앞세우는 만큼, 최종 사업자 선정 결과는 관련 산업의 중장기 흐름과 투자 심리에 물결을 불러올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편, 건설사 선정의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는 점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카자흐스탄 평원 너머로 쏟아질 에너지의 미래를 응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첫 원전 건설 사업자 이달 선정…한국·중국·러시아 수주 경쟁
카자흐스탄, 첫 원전 건설 사업자 이달 선정…한국·중국·러시아 수주 경쟁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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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한국수력원자력#원전사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