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미국 관세 회오리·엔화 거센 파도 직면”…10조원 이익 증발 전망→글로벌 자동차산업 향방은
봄의 기운이 묻어나는 도쿄의 경제 중심지에서, 세계 최대 완성차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결코 평온치 않은 2025년 회계연도를 맞이했다. 고요한 공장지대와 역동적인 생산라인 뒤편, 수많은 변수가 거센 파도처럼 몰려와 기업의 앞날을 뒤흔들고 있다. 일본 경제계는 미국의 무역장벽과 환율 격랑 속에 도요타의 명암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밝힌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에서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수식어와 동시에, 수익성 악화라는 그늘을 동시에 드리웠다. 매출은 48조367억 엔으로 전년보다 6.5% 늘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4%, 3.6%씩 감소했다. 그 여운을 안은 채, 도요타는 2025회계연도 순이익이 3조1천억 엔(약 30조 원)으로 34.9%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인상과 엔화 강세라는 복합적인 역풍이, 단일 기업에만 10조 원 규모의 수익 축소라는 파장을 미친 것이다.

현실의 단면엔 복합적 위기가 교차한다. 미국 정부가 5월부터 자동차 부품에 추가로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도요타는 4~5월 이익이 1천800억 엔(약 1조7천억 원) 증발했다고 밝혔다. 연간 관세 부담 역시 1조 엔(9조7천억 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깔린다. 달러/엔 환율 또한 최근 143~144엔대로 하락해, 환차손 역시 7천450억 엔(약 7조2천억 원)을 운명처럼 안게 됐다. 미국 시장 내 판매가 성장하고 일본 생산기반을 유지하면서도, 환율과 무역정책의 파고는 기업 재정의 뿌리마저 흔들었다.
이 거센 흐름 앞에서 도요타는 쉼 없이 생산을 늘리겠다는 담대한 결의로 맞서고 있다. 사토 고지 사장은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가 매우 크다”며 현지 개발·생산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한편, 위기론에는 선을 그었다. 일본 연간 생산 300만 대 체제는 고수하는 방침을 내보였다. 미국 현지 판매는 233만대로 지난해 대비 8.8% 늘었고, 내년에도 동향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설렌다. 하지만 전체 판매의 절반 가까이가 일본산 수입차라는 사실은, 무역장벽의 틈새로 스며든 근원적 불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본 주요 언론인 닛케이 등도 도요타의 생산 확대와 최고 매출 이면에 놓인 엔화 강세, 미국 관세가 올 한 해 실적 최대 변수임을 대서특필한다. 글로벌 정책 변화에 취약한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한계도 재차 조명된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일본 및 세계 완성차 업계는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 확산, 통화 변동성, 지역 생산 전략 재조정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껴안게 됐다.
국제사회는 도요타를 바람 앞 촛불처럼 주시한다.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 이후의 환율 정책과 산업체질 변화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든다. 미국 내에서는 현지 투자 확충 요구가 거세다. 한국과 다른 자동차 제조국 또한 글로벌 공급망과 환율 변동의 영향권에서 다시 한 번 전략을 가다듬게 된다. 거대한 시장의 질서는 앞으로 미국 대선, 일본 통화정책, 글로벌 무역 재편 등 다양한 변수와 어우러져, 예측불허의 흘러가는 강물처럼 변함없이 흐를 전망이다.
대지와 바다를 가르는 힘찬 엔진 소리도, 때로는 국제정세 한복판에서 아련한 운명의 노래로 들린다. 도요타의 선택과 도전은 이제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방향키가 돼, 한 시대의 중대한 갈림길을 밝혀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