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블록체인 활용 논의 가속”…EU, 디지털 유로 발행 추진과 글로벌 파장
현지시각 8월 22일, 유럽연합(EU) 당국이 이더리움(Ethereum)·솔라나(Solana) 등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디지털 유로 도입을 공식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USA)과 아시아 주요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급격히 진전되는 가운데,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 약화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경쟁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코인오태그 등 외신은 EU 정책 담당자들이 “퍼블릭 체인은 접근성과 상호운용성을 높이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규제 준수, 확장성 문제라는 난제를 안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GENIUS Act’ 제정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뚜렷해졌고, 중국과 일본(Japan)도 각기 통화 디지털화 정책 속도를 높이면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유로존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에 EU는 디지털 유로 개발의 정책적 긴급성을 더욱 자각,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을 검토하며 글로벌 통화 패권경쟁에 본격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퍼블릭 체인을 활용할 경우 EU가 독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보다 빠르고 세계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거래 기록이 영구 저장되는 특성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이를 의식해 EU는 영지식증명(ZKP) 등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과 허가형 데이터 접근 방식 등 복합적 해법을 고려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대안은 시스템 복잡성과 운영비용 증가라는 또 다른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디지털 유로가 실물 현금이나 예금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대에 유로화의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개방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결제 솔루션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읽힌다.
정책적 논란도 첨예하다. 찬성 측은 “퍼블릭 체인을 쓸 경우 접근성과 효율성이 대폭 개선되고, 유럽이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반대 측은 “초과 투명성에 따른 사생활 노출 위험, 기술 복잡성, 그리고 관리비용 부담 증가가 소비자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내 거래 기록 공개 가능성이 실제 소비자 권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EU가 그간 전통적 금융 규범을 중시했지만, 최근 미국과 아시아에 밀려 자국 통화의 영향력이 약해질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유로존의 디지털 도약 시도가 글로벌 금융 질서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EU는 조만간 기술 표준과 규제 가이드라인 확정을 거쳐,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와 시험 운영을 통해 기술과 제도의 적합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EU가 디지털 유로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발행 시점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규제 준수·확장성 간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정책 추진이 유럽의 경제적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글로벌 금융에서 유로화의 위상 수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