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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0선 10개월 만에 회복”…새 정부 출범에 외국인 투자금 ‘1조8,478억원’ 유입
경제

“2,770선 10개월 만에 회복”…새 정부 출범에 외국인 투자금 ‘1조8,478억원’ 유입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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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햇살 아래, 국내 증시가 대전환의 문턱에 들어섰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 맞는장, 코스피는 2.7%나 치솟으며 침묵을 깨듯 2,770선을 다시 품에 안았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장의 숨겨진 기대감이 자본시장 전역에서 순식간에 피어올랐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힘차게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87포인트, 2.66% 오른 2,770.84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동시에 강한 상승 탄력이 나타났고, 이내 연중 최고점인 2,771.03을 찍으며 열 달 만에 2,770선 진입이라는 상징적 문턱을 넘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이날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506억원,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7,971억원을 사들이며, 현물과 선물을 합쳐 총 1조8,478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 여운은 기관에게도 이어졌다.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035억원, 코스닥에서 1,753억원 순매수해 상승 랠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2,246억원, 코스닥에서 3,045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한 달 누적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1조5,052억원, 기관은 1조7,120억원을 순매수한 데 비해, 개인은 3조787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달라진 수급 구도가 금융시장에 어떤 파고를 남길지 투자자들의 시선이 머문다.

 

종목별로는 외국인 투자가 SK하이닉스를 3,471억원어치 사들이며 상승 질주를 이끌었고, 삼성전자(005930),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알테오젠, 한국전력, 우리금융지주 등이 외국인 매수 흐름을 함께했다. 반면 네이버, 셀트리온, 현대차, 카카오 등은 순매도 흐름 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 알테오젠, SK(034730) 등을 매수해 반도체주의 기세를 더욱 북돋았다. 한편 한국전력,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등에 대한 매도세는 업종별 선별적 대응, 정책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비쳤다.

 

이날 증시 전반의 급등세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강한 기대로 촉진됐다. 상법 개정안 추진, ‘코스피 5,000’ 공약 등이 시장의 기대를 한층 높였고, 지주사와 금융·증권주 전반이 폭넓은 상승세를 타올랐다. 한화, SK스퀘어, CJ, 두산 등 지주사들은 수직 상승을 연출했고, 증권주인 부국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대거 강세 행진을 펼쳤다. 금융지주와 보험주 역시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정책 수혜 업종과 더불어, 미국 기술주 반등과 AI산업 성장 기대까지 맞물리며 반도체 업종의 자신감도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4.82% 급등, 삼성전자는 1.76% 오르며 코스피 상승의 엔진 역할을 이어갔다.

 

반면, 선거 관련 테마주는 급격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대선 이후 기대감이 소멸된 이스타코, 오리엔트바이오, 평화홀딩스 등은 10%를 넘기는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수급은 신속하게 정책 수혜주와 성장 업종으로 이동했다.

 

업종별로 증권(8.14%), 보험(8.03%), 금융(6.46%) 등 자본시장 개혁 수혜 업종이 선두를 달렸고, 비금속, 유통, 기계, 화학, 음식료, 건설도 2~4% 내외 강세를 탔다. 다만 전기가스, IT서비스 업종은 마이너스 흐름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에 힘입어 750.21, 1.34% 상승하며 3개월 만에 750선을 회복했다. 알테오젠은 경쟁사 특허 관련 기대에 8.86%나 뛰었고, 2차전지와 첨단산업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펩트론, 에이비엘바이오 등 일부 제약바이오주는 약세 흐름에 머물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2조886억원, 코스닥은 6조7천281억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6조4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선거 전날과 비교해 각각 4조원, 1조원씩 늘어난 수치다.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온몸으로 꿈틀거리는 대목이다.

 

새 정부 출범의 상징적 첫 장에서, 증시는 수급의 흐름과 정책 방향, 산업지형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경기 정책 추진의 속도감, 글로벌 시장과의 울림, 그리고 산업의 새로운 서사가 얼마나 강하게 이어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투자자와 소비자의 시선은 정책의 현장 적용과 다가올 시장의 새로운 파동에 머물며, 다음 행보를 위한 준비에 마음을 씻는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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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sk하이닉스#코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