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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 민경아, 붉은 깃털 안에 고인 긴 침묵”→초가을, 환상 안나가 불러올 변화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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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블라우스의 고전적 기품과 붉은 깃털이 빚어낸 미묘한 긴장, 그리고 깊은 눈빛이 한데 어우러지며 뮤지컬 ‘레드북’의 민경아가 서서히 무대를 채운다. 붓 대신 깃털을 쥔 그녀의 손끝에는 조용한 다짐과 꿈, 그리고 무대 위에서 만날 새로운 안나에 대한 설렘이 담겼다. 자유롭게 헝클어진 업스타일 헤어와 오래된 책상에 놓인 잉크병, 두툼한 책들은 시대를 거슬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다.
유려하게 감도는 자연광은 초가을의 맑고 투명한 공기와 닮아 있고, 민경아는 붉은 깃털 펜을 입가에 대고 긴 숨을 고르며 조용한 집중 속 사유의 시간을 그린다. 미소와 생각이 어우러진 표정에서 문학의 한 장면을 포착하는 감동이 차오른다. 팬들은 무대 위에 다시 서는 민경아를 향해 “안나와 민경아, 완벽한 조합” 등 기대 어린 메시지를 보내며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민경아는 이전 작품에서 보여주던 활기와는 결이 다른, 한층 더 성숙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로 안나라는 인물을 새롭게 해석한다. 차분한 긴장과 잔잔한 열정, 그리고 고요하게 번져가는 각오가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녀가 선보일 무대 위의 안나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관객들은 가을의 문턱에서 설레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레드북’에서 안나 역으로 다시 태어난 민경아의 또 다른 감동은, 각자의 일상과 추억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깊은 파동을 남길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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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아#레드북#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