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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법 논쟁 격돌”…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방송 3법 저지 시도
정치

“EBS법 논쟁 격돌”…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방송 3법 저지 시도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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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정면 충돌이 다시 수면 위에 떠올랐다. 2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착수하면서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과 함께 이른바 ‘방송 3법’ 처리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여야는 EBS 이사 수 확대 등 이사 추천 주체 다양화 조항을 두고 방송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글로벌 표준 적합성 등 핵심 쟁점에서 맞서고 있다.

 

이날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21대 국회 때까지 (법을) 그대로 유지해 온 것은 앞선 선배 의원들이 무식하거나 게으르거나 정파의 이익을 좇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게 글로벌 표준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과방위에서 여러 차례 동료 의원들에게 글로벌 표준을 얘기했지만 '글로벌 표준은 잘 모르겠고 윤석열 정부가 너무 잘못했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고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정부 여당의 잘못을 답습하지 말고 정해진 원칙대로 하면 된다"며 "왜 굳이 이런 식으로 해서 공영방송을 더 글로벌 표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 의원은 "국민의 재산인 지상파와 국민의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람에게 넘겨도 되느냐"며 "이게 바로 헌법 1조 위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영방송을 정말 공정한 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으려면 지배 구조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만일 이런(방송 3법) 얘기를 하면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며, "국제사회가 '저 나라가 보편 가치의 표준에서 벗어나는구나', '언론의 자유를 흔들려고 하는구나' 이런 의구심을 사기 시작하면 정상회의 때 우리 대통령의 권위도 무너진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방위원 김우영 의원은 필리버스터 돌입 전 법안 제안설명에서 "EBS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및 합리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사회 각 분야 대표성 등을 반영해 이사회를 확대하고 사장 선출 방식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방송 3법이 오히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고 글로벌 기준에서 멀어진다고 비판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사회의 민주적 대표성 강화와 사장 선출 투명성 제고가 공정성과 독립성 수호의 핵심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의 방송 공공성·중립성 논쟁은 향후 본회의 표결과 관련 입법 절차 내내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는 EBS법 개정안과 방송 관련 법률을 두고 필리버스터와 찬반 토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음 회기에서 본격 논의와 표결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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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최형두#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