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품은 재기 투혼”…뷸러, 필라델피아행→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재도전
월드시리즈 무대를 누비던 뷸러의 표정에는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의지가 엿보였다. 힘겹게 이어진 지난 시즌의 부침과 방출의 순간, 그 끝에서 다시 찾아온 도전 기회는 필라델피아의 열정과 맞닿아 있었다. 뷸러를 바라보는 구단의 시선과 팬들의 기대감은 묵직한 응원으로 경기장에 스며들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베테랑 우완 투수 뷸러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선발진 보강에 나섰다. ESPN은 1일 “필라델피아 트리플A팀 레이 밸리가 뷸러와 계약했다”고 보도하면서, 필라델피아 구단이 뷸러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운드에 다시 오를 기회가 주어진 뷸러는 2017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이후, 통산 54승 29패와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해왔다.

지난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 이적 이후 7승 7패 평균자책점 5.45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그는, 한 달 전 방출 통보를 받으면서 재기의 다짐을 굳혔다. 무엇보다 뷸러는 2023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3차전 5이닝 무실점, 5차전 우승 확정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지며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최근 몇 년 사이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2019년 14승, 2021년 16승 등 정상급 선발로 입지를 다진 이력이 있다.
필라델피아는 2024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79승 57패)를 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특유의 단기전에서 경험 많은 투수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 구단은 뷸러의 영입으로 선발진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기회를 준비할 뷸러가 시즌 막판 어떤 반전을 쓸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제 필라델피아의 가을 야구는 뷸러의 투구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한다. 지친 어깨 너머로 쏟아진 햇살, 환호와 침묵이 교차하는 마운드. 뷸러의 마이너리그 도전은 9월부터 시작된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새로운 선발진 그림은 현지 중계와 함께 팬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