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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의 도시, 코엑스에 번진 숨결”…미디어 아트로 걷던 순간 멈추다→시민 일상 낯설게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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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의 도시, 코엑스에 번진 숨결”…미디어 아트로 걷던 순간 멈추다→시민 일상 낯설게 흔든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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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일대를 관통하는 공기에는 이날따라 낯선 예술의 기운이 번졌다. 대형 스크린마다 빛나는 1분 남짓의 영상들은 평소 광고로 채워졌던 일상의 풍경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다공의 도시 – 바람이 왔나보다’ 전시는 미디어 아티스트 염지혜, 임민욱, 정연두, 최찬숙이 참여해 다공(多孔)이라는 틈을 통해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선사했다.

 

정연두는 까마귀의 눈으로 도시를 은유하며 익숙함의 경계 너머를 보여줬고, 임민욱은 여행자와 공동체, 낯선 존재들이 반복해 교차하는 도시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었다. 특히 염지혜는 불면과 불안, 일상 속 남겨진 긴장의 잔상을 영상에 풀어내며 시민들의 마음에 잔질한 여운을 남겼다. 최찬숙은 바람에 흔들리는 회전초의 자유를 통해 변화하는 도심의 얼굴을 포착했다.

“걷다 만난 예술, 도시가 무대로”…‘다공의 도시’ 코엑스 스크린을 채우다→시민 일상 속 특별 체험 / 틸라, 마스그린
“걷다 만난 예술, 도시가 무대로”…‘다공의 도시’ 코엑스 스크린을 채우다→시민 일상 속 특별 체험 / 틸라, 마스그린

이처럼 관객들은 약속에 늦은 걸음, 지하 쇼핑몰 출구, 카페 앞 복도 등 익숙한 장소에서 우연히 작품을 마주치게 된다. 예술이 먼 갤러리가 아닌 도시 흐름 속으로 스며들었고, 코엑스를 찾은 시민들은 하루의 한 장면마다 뜻밖의 예술체험을 누렸다. 틸라와 마스그린의 기획 아래 다양한 영상과 사운드, 퍼포먼스가 융합된 새로운 감각의 전시가 탄생했다.

 

더불어 틸라 그라운드 현장에서는 작가와의 교류와 시민 참여 공간이 마련돼 직접 예술의 민낯을 느낄 기회도 주어졌다. 사운드·미디어아트 플랫폼 위사의 협업으로, 영상뿐 아니라 소리와 즉흥 퍼포먼스까지 아우르며 도시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확장시켰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피상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일상 그 자체를 예술로 채색하는 특별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 일정이 프리즈 서울, 키아프 아트위크와 맞물리며, 국내외 미술계 주요 인사들의 발걸음 또한 코엑스로 이어졌다. 3일 오후 3시 10분 코엑스 아티움 앞에서는 누구나 스마트폰 웹앱을 통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사운드 퍼포먼스 ‘공공 해프닝’이 준비돼 있다. 초대형 미디어 아트 축제 ‘다공의 도시 – 바람이 왔나보다’는 7일까지 코엑스 일대 곳곳에서 다양한 작품과 이색 시민참여 이벤트로 도시 풍경에 새로운 빛과 사운드를 덧입힐 예정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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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의도시#코엑스#염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