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단 중단에 주민들 안도”…고성군 접경지, 평화 분위기 확산

남북 관계를 둘러싼 긴장과 접경지 주민의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대북 전단 살포가 전면 중단되면서 고성군 등 접경 지역에 안도감이 번지고 있다. 납북 피해자 가족 모임이 8일 파주시에서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공식 선언하며, 강원 고성군 현내면 주민들까지 긍정 반응을 표했다.

김영희 강원 고성군 현내면 번영회장은 이날 “살포 예고에 마을 주민들이 마음고생했는데 드디어 중단해 다행”이라며 “이제는 마을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경직됐던 남북 관계가 최근 개선되고 기쁘다”며 “주민들이 남북 관계 긴장으로 인한 불안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남북 긴장 완화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파주시 임진각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에서 파주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납치된 가족 소식지 보내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통일부 정동영 장관 후보자와 김남중 차관, 윤후덕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납북자가족모임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하며 접경 거주민의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고성군 현내면 등 주민들은 ‘현내면 대북 전단 살포 방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살포 저지에 나섰고, 김영희 현내면 번영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비대위는 살포 예정 지역인 금강산 콘도 인근 주차장을 농기계로 점거하는 등 실질적 대응에도 나섰다.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김 번영회장은 “마을 여건을 고려해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성군은 대북 전단 살포 위험 구역 지정을 지난달 24일부터 전 지역에 확대 적용해온 만큼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장 위험 구역을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군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동향을 살펴본 후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고성군 등 국경지역에서는 대북 전단 살포 중단 선언에 따라 평화와 안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남북 관계 개선 기류에 따라 민심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고성군은 추가 동향을 주시하며 관련 조치를 지속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