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무인기 의혹 조사 계속된다”…데릭 매콜리 유엔사 부사령관, 정전협정 위반 여부도 언급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둘러싸고 유엔군사령부와 북한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데릭 매콜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은 8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사건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에 대한 평가 역시 이어지고 있어,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매콜리 부사령관은 “조사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할 수 없지만,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관련 정보가 필요로 하는 측에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앞서 “평양 상공에 출현한 드론들과 관련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공개 보도를 통해 인지하고 있다”며,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엔사가 남북 정전협정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북한이 지난해 10월 남측 군부가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유엔사가 꾸준히 해당 의혹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문제에 대해 매콜리 부사령관은 “우리의 임무는 정전협정을 집행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 임무를 계속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해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이는 정전협정 관리에 유엔사가 무게를 두겠다는 신중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남북 간 군사적 소통 창구에 대해서는 “유엔사는 북한과 군사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투명성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군사적 메시지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설치된 직통전화 ‘핑크폰’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 6명의 송환 과정에서 북측의 응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콜리 부사령관은 유엔사 신규 가입 논의 등 국제협력 이슈에는 “22개 한국전쟁 파견국 외 유엔사 가입에 관심 있는 국가가 있을 수 있으나, (추가) 가입 논의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이날 행사에서 유엔사는 정전협정 체제 고수와 군사적 투명성, 남북 소통 강화 등을 재확인했다. 정치권은 평양 무인기 의혹 조사 결과와 향후 정전협정 위반 여부 판단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남북관계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