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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동거, 가족 돌봄까지 물었다”…인구주택총조사 100년, 변화 읽는 질문
사회

“비혼동거, 가족 돌봄까지 물었다”…인구주택총조사 100년, 변화 읽는 질문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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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가 시행 100년을 맞아 올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다. 통계청은 한국 사회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비혼동거’, ‘가족 돌봄시간’ 등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항목을 신설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데이터 수집에 나섰다.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는 10월 22일부터 전국 약 500만 표본 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 전화, 방문면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시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출생, 고령화, 다문화, 가족 돌봄 등 급변하는 사회상을 포착하기 위해 55개 질문 항목이 새롭게 구성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가족 구성원의 돌봄 시간 등 ‘영케어러’ 실태, 결혼 및 가구 형태 인식 변화, 다문화 가구의 언어·한국어 실력, 임대주택 임대 주체 등까지 조사 범위를 넓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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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항목에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한 ‘비혼동거’ 선택지가 처음 포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사회조사에서 국민 67%가 비혼동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결과가 반영됐다. 또 출산 시기, 자녀 수 등 민감 정보는 행정자료로 대체하고, 결혼 연월 질문도 제외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했다.

 

조사 설계 과정엔 48회의 전문가 회의와 사전 조사가 이뤄졌으며, 코로나19 이후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조사를 맞아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방식이 마련됐다. 통계청은 “조사 자료는 정책 개발뿐 아니라 복지, 주택, 기업 전략까지 활용될 수 있는 필수 기반”이라며 적극적인 국민 참여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조사가 저출생·고령화, 돌봄, 다문화 정책 등 사회 전 분야의 미래 설계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비혼 가구, 영케어러 등 데이터는 그간 제도권 밖에 있던 현상의 실체 규명을 돕고, 정책 사각지대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불구 상태’, 전자제품 소유 여부 등 시대별로 달랐던 조사 질문들은 100년 동안 사회상과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올해 총조사는 ‘비혼동거’와 ‘가족돌봄’ 항목을 통해, 변화한 오늘의 현실을 더욱 명확히 드러낼 전망이다.

 

통계청 안형준 차장은 “우리나라 사회·경제 변화상을 파악할 대규모 조사인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확한 응답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사는 10월 22일부터 시작되며, 표본 가구에는 우편 안내장이 발송될 예정이다.

 

한 세기에 걸친 인구주택총조사의 기록은 올해 변화된 질문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한국 사회의 변화와 미래를 바라보는 창, 데이터의 주인은 결국 국민 모두라는 점이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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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통계청#비혼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