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중국 공급 재개 신호탄”…737 맥스 생산 확대 발표→미중 항공패권 쟁탈 격화
세계 항공산업의 심장부에서 새로운 서막이 열리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하늘에서 시작된 변화는 다시 중국 대륙 아스팔트 위로 번지고 있다. 30일, 보잉은 그간 침묵하던 중국행 항공기 납품의 재개를 공식화하며, 동맹과 경쟁이 서로 얽힌 글로벌 공급망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는 투자은행 번스타인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다시 항공기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첫 배송이 다음 달에 이뤄질 것”이라 전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려졌던 중국 측의 인수 금지령이 해제되었음을 의미한다. 긴 시간 맞물렸던 양국의 관세전은 한켠으로 밀려나고, 보잉은 중국 시장이라는 광활한 활주로 위에서 다시 활력을 얻는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한 기업의 납품 재개를 넘어서 글로벌 항공 산업에 깊은 파장을 예고한다. 그간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흔들리던 항공기 공급망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보잉 주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오트버그 CEO는 “관세 전쟁이 항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비쳤다. 덧붙여, 드림라이너 기종에 쓰이는 일본·이탈리아산 부품에 관세가 메겨지고 있으나, 해외 수출 시 상당 부분 환급받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는 미중 무역구도 변화가 단기 이익에만 머물지 않고, 국가별 공급망 재조정의 신호탄임을 시사한다.
파도처럼 번지는 변화는 비단 중국 납품 재개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알래스카 항공 사고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월 38대로 제한했던 ‘737 맥스’ 생산량을 올해 중반 42대로, 연말에는 47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보잉은 737 맥스 7, 10 모델에 대해 연내 FAA의 안전 인증 또한 추진하고 있다. 이는 향후 전 세계 항공사와 공항의 노선 운용, 기단 구성에 직접적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항공업계는 이같은 조치에 신중한 기대를 내비쳤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스콧 키비 최고경영자는 “보잉이 전환점을 맞았다”면서도, 여전히 공급망 불안정이 신규 항공기 배송 전체를 제약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동아시아 하늘길의 회복과 북미-중국 직항노선 확장은 국제 사회 경제 흐름과 긴밀히 연결되며, 공급망 안정화 여부가 장기적으로 항공 시장 경쟁 구도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잉의 중국 납품 재개와 생산 증산 결정이 교차하는 지금, 세계 항공산업은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와 경제적 이익의 추구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미중 양국, 그리고 글로벌 투자자는 이 변화의 질주 속에서 하늘 위 미래의 이상향을 다시 그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