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삼성전자의 도전, 폴더블 시장 지형 흔든다
삼성전자가 화면을 두 번 접는 신개념 스마트폰, 트라이폴드폰의 연내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라이폴드폰은 갤럭시 폴드 시리즈보다 한 차원 더 넓은 태블릿 경험을 제시할 것으로 예고돼, 폴더블폰 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 새로운 폼팩터가 기존 갤럭시 Z 폴드·플립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보다는, 각 디바이스의 장단점에 따라 사용층을 세분화하며 폴더블 시장 전반의 저변을 넓히는 ‘공존 전략’의 중심축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트라이폴드폰은 외신과 업계 소식통을 중심으로 2024년 9~10월 출시설이 유력하다. 노태문 사장이 “연내 출시 목표”를 공식화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트라이폴드폰은 듀얼 힌지 구조를 기반으로, 폴드 시리즈보다 훨씬 넓은 10인치 내외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외부 커버 화면(6.5인치) 크기는 최신 폴드7과 비슷하다. 이로써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의 경계까지 흔드는 멀티태스킹 환경이 구현될 가능성에 IT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핵심적인 기술적 차별점은 바로 두 번 접는 듀얼 힌지 설계다. 폴드 시리즈가 단일 힌지 구조로 화면을 한 번 접는 데 비해, 트라이폴드폰은 화면을 'Z자'로 두 번 접고 펼칠 수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이는 고도의 정밀 제조공정과 내구성 기술이 모두 집약돼야 구현되는 고난도 설계다. 그러나 힌지와 디스플레이 면적이 늘수록 가격 상승, 무게 증가, 사용 편의성 저하 등 현실적 과제도 동시에 커진다. 실제로 폴드7의 215g·8.9㎜에 비해, 트라이폴드폰은 더 두껍고 무거울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에서는 트라이폴드폰이 400만원 안팎의 고가로 책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최신 폴드7의 237만9300원 대비 1.5배 이상 높다. 복잡한 듀얼 힌지와 대형 디스플레이, 고가 소재 도입 등으로 인한 제조비용 부담 때문이다. 내구성 역시 관전 포인트다. 힌지가 2배로 늘면서 장기간 사용 시 고장 우려와 수리비, 유지보수비 상승도 불가피하다. 사용자 입장에선 화면을 어느 방향으로 접을지, 한층 복잡해진 UI(이용자 인터페이스) 등에 적응이 필요하고, 두께·무게 이슈도 고려 대상이 된다.
삼성 플립 시리즈는 이런 대형화 경쟁에서 한발 비켜선 존재로 평가된다. 직관적 폼팩터와 고급 디자인, 뛰어난 휴대성이 강점인 플립은 폴드·트라이폴드폰과 비교해 경쟁관계가 아니라 특화 영역 공략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폴드 시리즈는 트라이폴드폰과 화면 활용성·사용자 경험 면에서 겹치며 미묘한 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두 기기 모두 스마트폰과 태블릿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지만, 가격·무게·내구성 등 현실적 장벽 때문에 '절대 대체' 보단 '상호 보완' 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폴더블 시장에서도 삼성의 이번 시도는 독보적이다. 주요 경쟁사들이 단일 힌지 기반 폴더블폰에 집중하는 반면, 삼성은 멀티 힌지·초대형 폼팩터로 혁신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트라이폴드폰에서 보여줄 완성도가 앞으로 폴더블 시장의 성장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책·규제 차원에선 새로운 폼팩터에 맞춘 AS 규정, 배터리·부품 인증, 디스플레이 내구성 검증 등 표준화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보호 차별점도 향후 확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라이폴드폰이 폴더블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한정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고가 프리미엄 기기로 자리매김할지 올해가 분수령”이라며 “중요한 것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한 전체 시장 확대이고, 각 제품이 고유 영역을 구축하는 공존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신제품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