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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김초밥 한 줄과 빵 속 시간”…묵묵한 장인정신→골목마다 울림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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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김초밥 한 줄과 빵 속 시간”…묵묵한 장인정신→골목마다 울림 번졌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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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침을 깨우는 빵 냄새, 낡은 골목의 작은 식당, 수천 가지 물건 위에 내려앉는 장인의 손길이 SBS 생활의 달인 속으로 시청자를 꺼내었다. 김초밥을 고집스럽게 한 줄로 지키는 식당, 칼각으로 빛나는 화방, 밤새 긴 웨이팅을 감수하는 빵집, 그리고 천장에서 일상을 바꾸는 도배 장인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아로새긴 시간이 담백하게 펼쳐졌다. 잠깐의 여유와 깊은 울림 속에서, 이들은 일상을 영영 바꿔 놓았다.

 

‘은둔식달’에서는 오로지 김초밥 한 줄만으로 수십 년 한결같은 역사를 이어온 식당들이 특별히 조명됐다. 박고지와 표고, 달걀, 수제 단무지 하나도 정성으로 빚어진 작은 초밥이 세월의 무게와 소박한 뚝심을 전했다. 대학교 골목 안, 깊은 밤이 돼야 문을 여는 곳에서는 어묵과 단무지가 곁들여진 소박한 김초밥이 입속에서 오랜 여운을 남겼다. 여운 깊은 김의 향과 은은한 감칠맛은 세대를 품은 추억 그 자체였다. 또 다른 집의 김초밥은 계란지단, 게맛살, 시금치로 속이 가득 차 바다의 향까지 실어나르며, 단순한 음식 그 이상으로 가족의 시간을 이어주는 역할이 됐다.

세상에 숨어 있던 ‘김초밥·노포·빵’의 지혜…생활의 달인 달인들, 장인정신→맛과 일상의 울림 / SBS
세상에 숨어 있던 ‘김초밥·노포·빵’의 지혜…생활의 달인 달인들, 장인정신→맛과 일상의 울림 / SBS

화방에서 빛난 달인은 미술용품의 바다 속에서 질서와 세심함의 경지에 다다랐다. 업계 1위 대형 화방을 책임지는 그는 연필과 붓 하나, 종이 한 장까지 모두 제 자리를 찾아주며, 빠르고 섬세한 손놀림에 예술가의 감각을 담아냈다. 손님 맞춤 포장에서부터 눈을 가린 채 종이 결까지 구분해 내는 그의 솜씨는 정리의 미학으로 일상을 환하게 밝혔다.

 

대전 골목에 자리한 노포들은 오랜 시간 버틴 맛과 정성으로 또 다른 삶의 무게를 전했다. 세월을 견딘 분식집, 두부 하나로 37년 역사를 세운 두부집, 오래된 간판 너머의 단골들은 한 자리에서 시간을 굳건히 지켜왔다. 여기서 피어나는 길고 깊은 이야기는 한 끼 식사의 차원을 넘어, 인간의 인내와 진심을 일깨워준다.

 

춘천의 새벽을 깨우는 빵집에서는 김담현 셰프가 밤 1시부터 버터 향을 피운다. 브리오슈 낭떼르, 바게뜨, 크루아상, 앙버터 등 각 빵들은 프랑스 최고 버터 대회에서 인정받은 솜씨로 구워져 완판 사연을 기록한다. 긴 밤을 견뎌야만 만날 수 있는 따뜻한 한 조각의 빵에는, 기다림과 정성, 작은 희망이 함께 묻어난다.

 

도배의 달인은 벽과 천장 어디든 빈틈없는 기술로 완벽을 쌓아 올렸다. 고된 천장 도배마저 세 명이 숨결을 맞추고, 오차 없는 손길로 공간의 분위기를 환하게 변화시켰다. 벽지의 이음새, 실리콘의 사용, 본드의 섬세함까지 모두 계산된 장인의 노하우가 담겨 있었다. 신축 아파트부터 옛집, 유명인 주택까지 그의 손길이 머문 공간마다 새로운 숨결이 깃들었다.

 

생활의 달인은 평범한 듯 보인 모든 순간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했다. 김초밥과 노포, 빵과 도배, 화방까지 각기 다른 현장에서 자리를 지켜온 이들의 목소리는 낮지만 깊었다. SBS 생활의 달인 985회는 세대와 맛, 공간을 넘어서는 진짜 장인의 이야기를 한 밤의 울림으로 그려냈다. 이번 이야기는 6월 2일 월요일 저녁, 시청자들에게 삶의 깊은 단면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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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달인#김초밥#장인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