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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 냄새로 파킨슨 조기 감지”…중국 연구팀 새 진단법 제시
IT/바이오

“귀지 냄새로 파킨슨 조기 감지”…중국 연구팀 새 진단법 제시

김서준 기자
입력

귀지 속 냄새 성분이 파킨슨병 조기 진단을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중국 저장대 광저우 캠퍼스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의 귀지에서 일반인과 구별되는 4가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분석, 조기 진단용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체취 기반 진단법이 기존 신경학적 검사 위주의 패러다임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명 이상의 귀지 샘플을 대조, 파킨슨 환자군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냄새 물질 분포를 도출했다. 특히 귀지는 피부의 피지 성분이 크게 포함된 물질로, 쉽게 채취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체표지자(biomarker)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환자의 피부 피지에서만 실마리를 찾았으나, 이번 연구로 표본 수집 및 검사 편의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술은 향후 병원 현장, 재택 검진,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플랫폼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표적 성분이 뚜렷해짐에 따라 조기 스크리닝, 예측적 진단, 질환 진행도 모니터링에 모두 활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파킨슨병은 손 떨림, 운동 완만화 등 대표 증상 이전에 장기 기능 이상이나 자율신경계 지표 변화 등 이른 신호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글로벌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 탐색 기술을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 쿼드람연구소,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는 파킨슨병 환자 장내 세균의 대사경로 변화, 화학물질 분해능 저하 등을 잇달아 규명해, 독성물질 노출과 질환 연계를 해석하고 있다. 미국 및 유럽에서는 유전자, 대사물질, 마이크로바이옴 등 통합 진단 솔루션 시범사업이 확대되는 추세다.

 

귀지 기반 진단은 저비용, 비침습, 신속성이 강점이지만, 임상 신뢰도·정확성 검증 및 대규모 인구별 표준 확립, 윤리·데이터 안전성 확보라는 과제도 남았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손쉬운 샘플링을 바탕으로 조기 발병군 선별 및 예방 전략 수립까지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규제, 데이터윤리의 균형이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 조기진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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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대#파킨슨병#귀지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