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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 미국에 160억달러 베팅”…애플·퀄컴 동맹→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 격화
국제

“글로벌파운드리스, 미국에 160억달러 베팅”…애플·퀄컴 동맹→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 격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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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부의 신록이 깊어지는 초여름, 뉴욕주 말타와 버몬트주 에식스 정션의 공장지대에 새로운 가능성이 움튼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16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1조8천억에 이르는 거대한 자금을 미국 내 공장 확장과 첨단 기술에 투입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과 퀄컴, 제너럴모터스(GM) 등 굵직한 이름의 고객사들이 이번 투자행렬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 반도체 공급망의 지도가 다시 한번 설레임을 안고 그려지고 있다.

 

이 거대한 설비 투자는 뉴욕주와 버몬트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각각의 공간은 130억달러가 할당된다. 또한 첨단 패키징 기술과 연구개발에는 30억달러가 투입된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이번 결정을 통해 지난 5년간 연평균 14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투자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흔든 셈이며,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산업이 휘몰아치는 새로운 질서에 응답한다.

‘글로벌파운드리스’, 美 반도체 공장 확대에 160억달러 투자…애플·퀄컴 등 지원
‘글로벌파운드리스’, 美 반도체 공장 확대에 160억달러 투자…애플·퀄컴 등 지원

투자 배경에는, 미중 기술 경합 심화 속에서 미국 고객사들이 안정적이고 신속한 현지 생산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최근 반년 사이,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 요청이 이전보다 현저하게 늘어났다. 팀 브린 글로벌파운드리스 최고경영자는 “공급과 수요의 흐름에, 가능한 한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 밝히며, 차가운 리스크 관리와 따뜻한 산업적 책임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공급망의 다각화와, 안정적인 칩 제공이 시대적 소명이라 고백했다.

 

특히 인공지능 칩 수요의 성장 곡선은 예사롭지 않다. 통신 장비와 데이터센터, 나아가 미래 전기차 플랫폼까지, 반도체는 다시 핵심 역할을 되찾았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내세우는 생산력은 첨단 기술 경쟁보다는 ‘효율과 신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실제 공급되는 칩이 최고사양은 아니지만, 전력제어나 데이터 관리 등 필수적이며, 이 조용한 뿌리 역할 덕분에 시장은 한결 안정을 찾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이례적인 확대’로 평하며, “AI와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미국 설비 확장은 공급망 리스크를 크게 완화할 것”이라 진단한다. 반면 중국·대만 간 갈등을 염두에 둔 대만 UMC와의 합병 검토설이 나오며, 미국 내 공급망 자립이 한층 중요한 변곡점에 있음을 암시한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최대 주주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로, 그 세련된 지분구조 역시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독일과 싱가포르 등지에도 생산시설을 둔 이 회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공급망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AI 바람과 공급망 재편, 그리고 전략적 투자.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친다. 투자자들은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가시적 확장 진척, 미국 내 정책 변화, AI 관련 칩 수요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예측 불가능한 세계 속에서도, 지금 이 땅의 공장에선 새로운 역사가 조용히 쓰이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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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애플#미국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