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세트피스 훈련”…태극전사, 이라크전 앞두고 담금질→본선행 눈앞
긴장감이 감도는 그라운드에서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굳었다. 35년 만에 맞는 이라크 원정이라는 역사적 무대 앞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폭염과 무더위 속에서도 단 한 순간 흔들림 없이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엄중하게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가 이들의 어깨를 한층 무겁게 만든 듯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움직임이 한층 치열해졌다. 현지시간 5일, 홍명보 감독과 26명의 선수단 모두가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 모여 세밀한 전략 짜기와 몸 상태 점검, 그리고 세트피스 집중훈련에 나섰다. 여러 번 반복된 프리킥, 코너킥 연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실전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현재 대표팀은 4승 4무로 승점 16점을 기록, B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쟁팀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의 맹추격 속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 이상을 확정지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미리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작은 방심에도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긴장감 탓에, 선수단 전원은 훈련 내내 높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현지에서 “좋은 승점을 반드시 챙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그 의미는 단순한 각오가 아니라, 그간 예선 과정에서 쌓아 온 동료애와 한국 축구의 자부심을 함께 담는 말이었다.
만약 이번 이라크전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온다면, 승부는 서울 홈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선수들에게 단순한 원정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운 관중 그리고 한국에서 밤잠을 설치며 응원할 팬들의 시선이 다시금 대표팀을 움직이게 한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단은 이라크 바스라 현지에서 곧장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다. 7일 오후 인천공항 도착 후, 남은 예선 준비는 재빠르게 이뤄진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은 원고처럼 대표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구슬땀을 삼키며 걷는 그 짧은 시간, 선수들의 마음에는 본선 무대의 함성이 선명하게 맴돌았다. 희망과 책임을 동시에 짊어진 이들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이 쌓아올린 90분의 기억은 6일 새벽, 국내 시청자들의 가슴에 조용한 울림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경기는 6월 6일 오전 3시 15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