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상담·휴식·디지털까지”…현장서 강화되는 안전망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며 고령자 건강과 돌봄 문제가 전국 현안으로 부상했다. 2025년 여름, 경북과 대구 등 내륙 지방에서는 온열질환 의심 사망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대응책이 강화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월 중순부터 7월 7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977명에 달했으며, 경북에서만 134명이 보고됐다. 농업·어업 종사자 비중이 높고 인구 고령화가 심화된 지역 특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LH가 건설현장에 설치한 체감온도 측정기[LH 제공]](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9/1752034669516_548034703.webp)
부산 남구보건소는 4900여 명의 고령자 및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방문 건강관리와 함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비대면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간호인력이 지역에 상주하며 한낮 방문, 안부전화,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냉감 토시 등 폭염 대응 물품도 전달했다.
진주시는 7월 8일 관내 사업장과 각 동 이·통장에게 폭염 예방 서한문을 보내 실·내외 작업 고령자는 물론 취약계층에게 휴식, 수분 섭취, 무더위 시간대 작업조정 등 구체적 수칙 이행을 요청했다.
건설현장에서는 근로자 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7월 9일부터 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 이내 최소 20분 휴식을 의무화하고, 35도 이상이 이틀간 이어지면 외부작업을 중단한다. 특히 온열질환 이력이 있거나 고령인 근로자의 건강을 연중 모니터링하며, 무더위 쉼터도 추가로 운영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복지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복지문자콜 24’ 서비스는 주말·야간에도 고령자가 문자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면서, 전화 소통이 어려운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생계,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220건이 넘는 상담이 진행됐다.
정읍시는 AI·IoT 기반 비대면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로 65세 이상 고령자 194명을 대상으로 효율적 건강관리를 시행,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첨단기술과 전통적 방문서비스가 결합된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단순한 계절 현상을 넘어 고령자의 생존권과 복지 체계를 시험하는 사회적 과제”라며, “공공기관과 현장 실무진의 유기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현장형·맞춤형 돌봄 대응이 얼마나 촘촘하게 뿌리내릴지, 고령자 안전복지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