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 결국 소비자에 전가”…골드만삭스 분석에 트럼프 강력 반발
현지시각 13일, 미국(USA) CNBC 방송에 출연한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미국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단행된 관세 인상에 따라 올해 가을쯤 미국 소비자가 전체 관세의 67%를 부담하게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번 전망은 미중 무역 갈등 등 관세 정책이 실제로 누구에게 비용을 전가하는지 다시 한 번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분석은 엘시 펭 미국 경제 이코노미스트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다. 펭 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미국 소비자가 관세의 22%가량을 부담하고 있지만, 초기 관세 부과 패턴이 반복될 경우 이 비중이 6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인한 부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 기업에서 소비자에게로 점진적으로 이전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중국(China)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며 보호무역 강도를 높였다. 초기에는 이에 따른 비용을 주로 기업들이 흡수해 왔으나, 시간이 흐르며 소비자 가격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줄곧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분석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를 통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적으로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이나 기타 부작용을 유발한 적 없다”며 “대부분의 경우 관세는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정부, 해외 생산자 등이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상황이 각 산업의 수입품 의존도와 시장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국내 생산자가 외국 경쟁의 압력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가격 인상과 수익 증대를 누릴 수 있다”면서도 관세로 인한 물가 충격은 대체로 일회성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백악관 모두 앞으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심각한 경제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번 골드만삭스 분석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관세와 인플레이션의 연결 고리가 대선 등 정치적 쟁점으로 재부상했다”고 전하며, 실제 미국 소비자 물가와 노동시장 방향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 인상의 최종적 부담 주체와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미중 관계, 글로벌 공급망, 미국 내 가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 정책의 소비자 전가 현황과 물가 불안이 경제·정치 모두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