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아파트 화재에 어린이 희생”…전기안전·스프링클러 사각지대 논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어린이 희생이 이어지면서 전기안전과 스프링클러 설치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오후 6시 1분 소방청은 “전기제품 사용 시 에어컨에 맞는 고용량 콘센트 사용, 문어발식 사용 금지, 세대 내 전동킥보드 충전 주의 등 화재 예방 행동 요령을 준수해 달라”는 안전안내문자를 전국에 발송했다.
지난달 24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10살, 7살 자매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는 새벽 부모가 부재한 사이 일어났고, 9일 뒤인 지난 2일에도 부산 기장군 기장읍 아파트 6층에서 8살, 6살 자매가 불에 목숨을 잃는 비슷한 사건이 재발했다. 두 사고 모두 화재 당시 집 안에는 미성년 자녀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가 합동 감식한 결과, 기장군 화재는 거실 스탠드형 에어컨 주변에서 발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에어컨 전원선이 연결된 멀티탭의 전선에 단락 흔적이 있다”며 “에어컨, 전선 등 추가 잔해물을 정밀 감식 후 최종 원인을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어린이 사망 사고에 대통령실은 4일 브리핑을 통해 강훈식 비서실장이 국무조정실에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관계 부처 고위 관계자와 실무진을 부산에 급파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현장을 점검, 사고의 반복적·구조적 원인을 분석해 종합 대책을 주문할 계획”이라 전했다. 이어 “스프링클러 설치 사각아파트, 야간 방임 아동 실태 점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무조정실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의 사각지대 해소, 전기제품 사용 안전강화 등 근본적 제도 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강 대변인은 전국 단위 실태 조사 가능성에 대해 “관련 사고가 반복되고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된다면 그럴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에어컨 전용 고용량 콘센트 사용, 멀티탭 문어발식 사용 자제, 어린이 단독 가구 내 전기제품 충전기 관리 등 일상 속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유사 사고 재발 방지 조치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