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수입 412조 원 훌쩍 돌파 전망”…미국, 철강·자동차 등 고율 관세 확대에 무역 질서 요동
현지시각 8일, 미국(USA)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올해 미국의 관세 수입이 3천억달러(약 412조 원)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공식 전망했다. 이미 1천억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거둬들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말까지 세수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철강, 자동차, 의약품 등 주요 품목의 고율 관세 인상과 관세 적용국가의 대폭 확대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따른 결과로, 무역 상대국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직접적 반발과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관세 수입의 급증은 2분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끈 관세 인상 정책에서 비롯됐다. 지난 4월 5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국가 상품에 10%의 기본관세가 적용됐으며, 철강·알루미늄은 3월 12일 25%에서 6월 4일 50%로 상향됐다. 이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각각 4월·5월 25% 적용), 반도체와 구리(50%), 의약품(200%)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 자료상 3월 87억5천만달러, 4월 163억달러, 5월 228억달러로 관세 수입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고, 1~5월 누적액은 634억달러에 이른다. 5월 관세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약 4배 수준이다.

관세 강화 확대는 무역 상대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은 5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상호관세 시행도 연기했다가 내달 1일 발효할 예정으로, 글로벌 교역 질서가 다시 한 번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간 관세 수입이 총 2조8천억달러(약 3천8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베선트 장관은 실제 수입이 이보다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관세 수입이 단기적인 재정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교역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 흐름을 뒤흔들 변수로 지목했다. 뉴욕타임스는 “세수 확대의 그림자, 무역 전쟁 심화 신호”라고 평가했으며, CNN 등은 “무역 상대국의 보복조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 속에, 추가 관세 대상 품목과 국가가 확대될 경우 미국 증시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도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재정수지는 개선되겠지만,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상대국 보복이 이어지면 세계 교역 질서의 구조적 변화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관세 정책이 연말 이후까지 어떤 경제적, 외교적 결과를 가져올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