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종석 국정원장 지명”…안보의 철학이 다시 깨어난 순간→한반도 외교 지형을 뒤흔들다
한 시대의 흐름을 바꿔온 사려 깊은 관료가, 다시 조직과 국가를 재창조하는 순간에 서 있다. 이종석이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되면서, 한반도 외교안보를 둘러싼 긴장과 기대의 물결이 조용히 일렁인다. 햇볕 외교의 정신을 품고, 닫힌 남북관계의 문을 다시 여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정치권과 국민 모두의 주목을 단번에 끌었다.
이종석의 궤적은 한국 현대 외교·안보사에서 굵직한 분기를 만들어온 이력으로 가득하다. 2000년대 초반 노무현 대통령 직속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평화번영정책, 균형외교, 자주국방의 큰 그림을 그렸고, 통일부 장관 재임 시기에는 북핵 위기와 국제제재의 질곡 속에서도 대화와 협상, 실용적 접근의 길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학자로, 실무가로, 나아가 정치 외곽에서 언제나 남북관계의 중대한 기로마다 깊이 관여해왔다.
![“이종석, 국정원장 지명”…이재명 정부, ‘햇볕 외교’ 상징 인물로 안보 재구성→한반도 정책 대전환 신호탄 [프로필] / 연합뉴스](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04/1749016460677_38770403.webp)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행정학, 정치외교학을 아우른 그는 이론과 실천을 동시에 지닌 전문가로 성장했다. 대학원 시절부터 북한 지도체제와 노동당의 변천을 연구하며 학계에 발을 내딛었고, 세종연구소에서 본격적인 북한 연구를 시작했다. 2003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으로 발탁된 뒤, 이라크 파병 인원 축소와 같은 굵직한 외교 현안에서 국익 중심의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며 “신중하고 충성심 있는 관료”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뢰를 얻은 바 있다.
2006년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뒤에는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등 남북 긴장이 극대화된 국면에 대응하면서, 남북 교류 협력의 끈과 국제적 신뢰 사이 절묘한 외교적 줄타기를 선보였다. 그러다 보수진영의 공세와 개성공단 자금 논란에 퇴진했지만, 이후에도 연구와 칼럼 기고, 그리고 정치권에 통큰 조언을 이어가며 ‘평화의 설계자’로 남았다.
그는 2021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지원하는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사실상 정치적 재등장을 알렸다. 대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미 동맹이 외교의 기초이되, 한국의 국익을 중심에 둔 다자협력과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자주와 균형, 포용과 실용을 아우르는 외교 철학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종석의 저서들은 경험과 철학이 응축된 기록이다. ‘칼날 위의 평화’와 ‘통일을 보는 눈’, ‘제재 속의 북한 경제’ 등에서 그는 한반도 평화와 긴장이 뒤엉킨 국면마다 정책의 길을 탐색했고, 한반도 역사의 생생한 흐름을 독자에게 전해줬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를 국가정보원장에 세운 결정은, 단순한 기관장 교체라기보다 국가안보 철학, 특히 포용·균형·실용주의 노선으로의 급선회를 선언하는 상징적 행보로 읽힌다. 당장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이라는 난관이 남아 있지만,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가 이종석의 기용을 새로운 변화의 신호이자, 여전히 불확실성 높은 한반도 정세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험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종석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대북·대외 정보 정책의 큰 방향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 향후 남북관계와 한미중 러 등 국제질서 속 한국 안보의 새로운 좌표를 어디에 찍을지 국민적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회 청문회와 인준 과정 이후, 새로운 대북정책 패러다임이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