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말살 수사 강력 반발”…국민의힘, 특검 압수수색 맞서 무기한 농성 돌입
압수수색을 놓고 내란 의혹 수사팀과 국민의힘이 정면 충돌했다.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시도에 맞서 국민의힘은 국회 원내대표실을 봉쇄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며 여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행보를 ‘야당 말살 공세’로 규정하며 긴급 의총, 규탄대회까지 열어 맞불을 놨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규탄대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야당 말살을 획책하는 3대 특검의 무도한 압수수색과 과잉 수사를 규탄한다”며 “이 시간부로 압수수색이 무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을 항의 방문한 뒤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다고도 전했다.

특별검사 조은석 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저지했다. 원내대표실과 행정국 앞에서 의원들이 연좌 농성에 돌입했고, “왜 사찰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지며 소란도 벌어졌다. 대치 상황에서 국회 방호과 직원이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 국회 사무총장이 직접 찾아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와의 신경전도 빚어졌다. 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의 압수수색 허가 경위와 관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의장이 언제 허락했느냐”고 따졌고, 김민기 사무총장은 “충분히 협의 시간을 하루는 두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는 “의장이 허가 메시지를 주고 가면 특검이 임의제출 협의를 하겠냐”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의 대응은 법사위로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임명 안건이 거부되자,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회의가 파행됐다. 민주당 측과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 양상마저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패배 후 혼란에 빠졌던 국민의힘이 내란 특검의 공세에 맞서 새 지도부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단일대오로 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내란특검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는 한편, 법사위 논의와 병행해 압수수색 저지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이날 특검 문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대치 국면에 들어섰으며,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