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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낮춰도 침묵”…롯데, 홈런 실종→가을야구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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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낮춰도 침묵”…롯데, 홈런 실종→가을야구 적신호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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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가라앉은 외야, 홈런을 기다리던 관중의 한숨마저 길어졌다. 담장 높이를 낮추는 변화에도 롯데 자이언츠의 장타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팀 홈런에서는 리그 최하위, 홈런 차이 -22개라는 초유의 부진이 롯데의 가을야구 꿈을 흔들고 있다.

 

롯데는 이번 시즌 사직구장 외야 펜스를 기존 6미터에서 4.8미터로 낮췄다. 타구가 더욱 쉽게 담장을 넘길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달랐다. 2일까지 사직구장에서 롯데 타자가 기록한 홈런은 34개, 반면 롯데 투수진이 허용한 홈런은 56개에 달했다. 홈런 득실마저 -22개로, 관중의 기대는 커녕 투수진만 부담을 키우는 역설적인 수치가 남았다.

“홈런 득실 -22개”…롯데, 담장 낮췄지만 장타력 리그 최하위 / 연합뉴스
“홈런 득실 -22개”…롯데, 담장 낮췄지만 장타력 리그 최하위 / 연합뉴스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와 상대팀 모두 사직구장에서 49홈런씩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롯데 타선의 홈런이 리그에서 가장 빠르게 줄었다. 프로야구 전체적으로 타고투저 기조가 강화되며 홈런 생산이 줄고 있지만, 롯데는 69타석에서 1개의 홈런만 터지고 있다. 이는 리그 평균(42타석당 1홈런)보다 한참 뒤처진 수치다.

 

팀 홈런 순위에서도 차이는 극명하다. 삼성이 이미 136개의 팀 홈런을 쌓았고, kt wiz도 85개를 기록한 데 반해, 롯데는 64개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에만 해도 팀 내 두 자릿수 홈런 타자들이 5명이나 있었지만, 올해는 레이예스가 12홈런으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장타력 저하는 시즌 중후반 롯데의 추락으로 직결됐다. 전반기에는 강력한 타율(0.280)과 탄탄한 투수진으로 리그 선두 경쟁도 펼쳤으나, 최근 12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5위까지 밀려났다. 6위 kt wiz와는 승차가 0.5경기, 7위 NC 다이노스와도 1.5경기밖에 나지 않아, 플레이오프 진출의 문턱에서 롯데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후반기에 들어서 롯데는 팀 홈런이 16개에 그쳤고, 타율도 0.241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패 기간 내내 터지지 않는 장타 한 방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정규시즌에 남은 16경기에서 롯데가 실종된 장타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담장 너머로 힘껏 날아가던 꿈, 그 한 방이 기적이 될 수 있음을 올 가을 롯데는 간절히 붙잡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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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홈런#사직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