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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대구 일가족 비극 그날”…숨겨졌던 가족의 균열→집 안에 남은 슬픔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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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대구 일가족 비극 그날”…숨겨졌던 가족의 균열→집 안에 남은 슬픔의 흔적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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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운이 걷히기도 전, 대구 고급 아파트 한 복판을 가르는 화재의 기억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에 뜨겁게 남았다. MBC ‘생방송 오늘 아침’은 삼켜지듯 사라진 일가족의 하루를 따라가며, 조용했던 집 안에 가라앉은 고독과 단절의 순간들을 조심스럽게 비춘다. 별다른 교류 없이 닫혀 있던 그 가족의 삶은 이제 하나의 어둑한 흔적으로 남았고, 평온하게만 보였던 외부와는 달리 집 안에는 채워지지 않은 빈틈들이 남아 있었다.

 

8월 10일 새벽, 대구의 한 아파트는 소방차 사이렌과 경보음으로 강렬히 뒤흔들렸다. 소방대원들은 곧 현장에 닿았지만, 이미 집 안은 불길 속에서 기약 없는 침묵으로 잠겨 있었다. 거실과 안방, 그리고 조용한 새벽을 깨운 검은 연기에는 세 남매의 마지막도 포함돼 있었다. 현관을 막고 있던 가구와 침입의 흔적이 없는 문, 그리고 집 안 곳곳에서 시작된 화마는 가족 내부 사건임을 예감하게 한다. 이웃들은 생전 그 가족이 드러내지 않았던 단절의 이유를 떠올리며, 어떤 상처와 거리가 숨겨져 있었는지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구 화재 속 가족의 비밀…‘오늘 아침’ 일가족 사망사건, 이면 추적→슬픈 흔적 남기다 / MBC
대구 화재 속 가족의 비밀…‘오늘 아침’ 일가족 사망사건, 이면 추적→슬픈 흔적 남기다 / MBC

겉으로 평온했던 일상 이면에는 생활고나 채무설이 맴돌았지만, 또 다른 이웃들은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었고 얼마 전까지 인근의 고급 아파트에 살았던 이력이 있다고 전했다. 쉽게 그려지지 않는 단란함과 고요한 상처가 번갈아 포개진 채, 가족의 마지막 흔적만이 고요하게 남았다. 평범해 보이던 하루에도 크고 작은 균열이 있었음을 집 안의 불씨와 주변의 소문들이 말없이 드러냈다.

 

현관을 가구로 막은 까닭, 여러 지점에서 시작된 화재,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외부와의 단절을 택한 가족의 선택을 방송은 차분히 되짚는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연기 자국과 남아 있는 가재도구들은 더 이상의 대화가 닿지 않는 그곳에 생전 가족의 의미와 아픔을 남겼다. 이웃들은 조용히 지나쳤던 추억과 거리를 두었던 안타까움을 각자의 언어로 꺼내 놓았다.

 

세상과의 벽이 높아질수록 단절과 침묵은 짙은 그림자를 남기고, 잿더미가 된 집 안에는 불길이 앗아간 시간의 흔적만이 남았다. 타오르던 기억과 꺼져버린 불빛, 아물지 않는 상처마저도 ‘오늘 아침’은 조심스럽게 기록했다. 이번 대구 일가족 사망 사건의 이면은 8월 14일 아침 8시 30분에 방송되는 MBC ‘생방송 오늘 아침’을 통해 다시금 시청자 앞에 놓여질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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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대구화재#일가족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