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도, 갑도 모두 고려해야”…이재명 대통령, 제조업 현장 간담회서 상생협력 강조
정치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제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강소기업 대표들이 마주 앉았다. 노동자·중소기업·대기업 모두의 이익을 고려하겠다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제조업 현장 간담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와 정부의 정책 방향이 맞물리며, 한국 제조업 구조의 공정성과 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3일 경기 안산의 한 중견 제조기업에서 열린 ‘K-제조업 기업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대통령 입장에서는 노동자도 고려해야 하고, 갑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 갑들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해야 국내 생태계도 선순환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것이 정말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기업이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 성공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그 과정에서 갑도 을도 병도 정도 모두가 행복한,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공정한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자리에서 “착한 ‘슈퍼 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업인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으나, 곧바로 “슈퍼 갑이 되면 좋다는 얘기를 하더라도 폭력적이거나 지나치게 이기적이면 문제”라며 공정 경쟁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므로, 모두가 성장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펴는 동시에 노동자와 중소기업 등 이해당사자들이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복해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정상화된 현상을 정상화하는 회복 단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다시 성장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진단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의 핵심도 결국 기업이 끊임없이 성장해 발전하는 데 있다. 역량 있는 강소기업과 제조업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 전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일자리 모두 사라지는 것 아닌가 걱정할 수 있지만, AI로 전환돼도 이것을 관리하고 설계·운영하는 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가 충분히 만들어진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 역량을 AI 사회에 맞도록 바꿔야 하고, 재교육·인재 양성 주요 정책 과제로 삼겠다. 공포심보다는 적응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기술 분야 강소기업 10곳 대표들이 참석해 중국 제조업의 맹추격 우려를 전하며 정부에 투자 지원 및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에 정부 측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부산물 지원 방안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응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부 장관은 노동자 출신에게, 산업부 장관은 대기업 출신에게 맡긴 이유가 여러분 의견을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려는 취지”라며 주무 부처에 모태펀드 조성 등 현장 요구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에 기반을 둔 기업에 대해서는 “지방에서 기업활동 하는 분들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현장 시찰 뒤에는 “매우 현대화됐지만 도금이나 샌드페이퍼 작업이 익숙하다”며 친근함도 나타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제조업 혁신·기술 전환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정부의 적극 중재와 국가 단위 지원책 확대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부는 향후 인공지능 전환기 제조업 지원, 공정 생태계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다.